(신흥국불안)환율 혼란에 신흥국 경제도 '먹구름'
외환보유고 감소·물가 상승 가속화 등 악순환 지속
2014-01-27 11:46:22 2014-01-27 11:50:32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신흥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로 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 등 신흥국 통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
 
외환 시장의 불안은 단순한 금융 충격에 그치지 않고 경제 전반에 찬바람을 몰고 올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고조시키고 있다. 
 
26일(현지시간) 기준 블룸버그의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전세계 24개 신흥국 가운데 중국의 위안화를 제외한 통화 가치가 일제히 하락(환율 상승)했다.
 
그 중에서도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가치 하락이 두드러지며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안감을 높였다. 페소화는 지난 23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13% 넘게 폭락한 데 이어 24일에도 1% 넘는 약세를 기록했다.
 
◇최근 3개월간 달러·페소 환율 변동 추이(자료=investing.com)
 
이 밖에 터키 리라화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가 이달에만 각각 8%, 5.4% 절하됐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요동치는 원인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Fed)의 추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과 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를 들었다.
 
세계의 두 경제 대국의 불안 요인들이 글로벌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을 높인다는 것.
 
여기에 신흥국 내부의 정치적 혼란 등 복합적인 요인들도 신흥국에서의 외국 자본 유출을 가속화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몇 달간 신흥국 통화는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다"며 "일부 국가의 외환보유고가 곧 바닥날 수 도 있다는 위기감이 외국 자본의 유출을 야기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아르헨티나는 외환보유고가 7년만의 최저 수준까지 하락하며 환율 방어를 사실상 포기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터키의 경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 일가가 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점이 외국 투자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리며 리라화 가치 하락을 부채질 했다. 터키 중앙은행이 수십억 달러를 시장에 내다팔았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그렇다면 이번 환율 시장의 충격이 신흥국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 일까.
 
금융 컨설팅 기업인 FTI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신흥국 통화 불안 사태의 여파는 국가간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과 러시아 등 외국 자본에 상대적으로 독립적인 국가들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 반면 브라질,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외국 자본 투자에 경제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국가들에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바하누 바웨자 UBS 시장투자전략가는 "신흥국 통화 가치 급락을 이유로 많은 투자자들이 해당국에서 빠져나갈 것"이라며 "환율 뿐 아니라 다른 자산 가치의 움직임도 주시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몬 아가다시 소시에떼제네랄 투자전략가는 "지금의 상황은 신흥국 시장에 매우 불리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연준 정책의 불확실성과 경제 성장 전망의 불확실성 등이 투자자들을 곤란케 하고 있다"며 "이 같은 점은 신흥국으로의 섣부른 투자를 제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 시장 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뒤따른다.
 
레어뷰 마이크로 LLC는 "일부 신흥국 중앙은행은 자국 통화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외환보유고를 대거 투입하는 것은 방화벽을 잃는 것과 같다"며 "외환보유고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은 또 다른 위험을 야기한다"고 밝혔다.
 
또한 통화 가치의 지속적 하락은 국내 물가 상승을 야기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운용도 어렵게 할 전망이다.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 카드를 사용해야 하지만 이는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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