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의 굴욕.."디젤을 넘어라"
2014-01-06 16:22:56 2017-03-09 11:37:36
[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하이브리드가 굴욕을 면치 못했다.
 
광풍의 주역인 수입 디젤차의 높은 장벽에 가로막히면서다. 올해도 디젤의 강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의 세 확장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지난해 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는 전년 대비 25.9% 줄어든 반면 수입 디젤차량은 점유율(1~11월)을 62.2%까지 끌어올리며 수입차의 돌풍을 견인했다. 
 
하이브리드와 디젤엔진은 고연비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음에도 소비자들의 선호도는 디젤 차량에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6일 "디젤은 단점으로 지적되던 소음과 진동이 많이 개선된 반면 급출발과 급제동, 급가속을 습관적으로 하는 우리나라 운전자들의 특성상 하이브리드의 고연비 특성이 나오지 못해 하이브리드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2012-2013 국산 하이브리드차량 판매량 추이.(자료=각 사)
 
차종별로 살펴봐도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한 모습이다.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총 582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55.0% 급감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 판매량도 각각 19.8%, 29.0% 감소했다. 이들이 현대·기아차의 대표적 볼륨차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진의 아픔은 더 크게 다가온다.
 
월별로 보면 심각도는 더해진다. 판매량의 감소폭이 커지면서 좋지 않은 흐름을 드러냈다. 지난해 1월 전년 대비 32.4%의 성장세를 보이며 기대감을 높였던 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량은 지난달 73.9% 감소하며 상황이 극도로 악화됐다. 초반 기대감은 실망으로 바뀌면서 새해 기대마저 우울케 했다.
 
반면 디젤 차량은 수입차의 상승세를 견인할 정도로 시장에서 상한가다.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수입 디젤차량의 지난해 1~11월 누적 점유율은 2012년 50.9%에서 62.2%로 11.3%포인트 급증했다. 디젤 인기에 힘입어 수입차 판매는 15만대를 넘으며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12%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히 전성시대다.
 
자동차 업계는 고연비를 앞세운 두 파워트레인이 상반된 행보를 보이는 이유로 다양성을 꼽고 있다. 수입차 제조사들은 한 가지 모델에도 가솔린과 디젤 등으로 트림을 다양화하며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있는데 반해 아직 하이브리드는 선택의 폭이 좁다는 지적이다.
 
이에 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라인업 강화를 통한 대반격을 선언했다. 지난달 현대차는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기아차는 K5와 K7 하이브리드를 내놓으며 다양성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애썼다. 준중형급(아반떼)부터 준대형급(그랜저·K7)까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구축함으로써 소비자의 선택권을 개선시켰다는 평가.
  
다만 이 같은 라인업 강화가 곧 판매 개선으로 연결될 지는 의문이다.
 
지난해 하이브리드 모델 중 가장 판매량이 좋았던 모델은 쏘나타 하이브리드다. 쏘나타가 지난해 8만9400대를 팔아치운 가운데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이중 1만3398대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가 전체의 15%를 차지한다.
 
기아차가 밝힌 500h와 700h의 올해 판매목표는 각각 9000대와 4000대다. 지난해 K5와 K7이 각각 6만3000대, 2만5000대 판매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14~16% 수준이다. 국산 하이브리드 차량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쏘나타 하이브리드만큼 팔아야 달성 가능한 목표다.
 
자동차 업계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확대되는데 시간이 다소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필수 교수는 "일본도 하이브리드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퍼지는데 10년 이상이 걸렸다"며 "우리나라는 쏘나타 하이브리드나 K5 하이브리드 등 제대로 된 하이브리드가 출시된 지 이제 고작 3년밖에 되지 않아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하이브리드의 경우 운전 습관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운행 특성과 방법 등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대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남겼다. 또 다시 회한이 될 지는 시장에 달렸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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