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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하락, 일회성 요인 탓?
4Q 영업익 9조원 전망..어닝쇼크 우려감·엔저공습 가세
4Q 실적전망 예상치 '하회'.."무선사업 수익부진 불가피"
2014-01-03 16:26:12 2014-01-03 18:12:09
[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오는 7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4분기 어닝쇼크 우려감에 엔저현상까지 겹쳐 주가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더욱이 증권가들이 앞다퉈 목표가를 하향조정하자 외국인과 기관이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
 
일각에서는 성장주로서 삼성전자의 독보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뚜렷한 모멘텀 없이 스마트폰 성장세 둔화, 업황 부진 등이 지속될 경우 단기 실적뿐 아니라 장기적인 고착화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3일 삼성전자는 전날대비 1만3000원(0.99%) 내린 129만6000원에 장을 마쳤다. 130만원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 8월23일 이후 처음이다. 주가는 지난 30일 대비 5.5%, 시가총액은 이틀동안 약 12조원 가까이 빠져나갔다.
 
최근 외국계 BNP파리바 보고서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기존 전망치보다 2조원 낮은 8조원대로 내려잡았다. 목표주가도 30만원(13%) 내린 200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실적 하향 배경으로는 환율, 20주년 특별보너스, 스마트폰 출하량 둔화에 따른 가격 압박 등이 제시됐다.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를 시발점으로 증권사들의 목표가 하향조정도 잇따랐다. 이날 쏟아져 나온 대부분 증권사들의 분석 보고서에는 기존 전망치인 10조원을 넘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주요 증권사 8곳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평균 9조3400억원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30일 기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0조1737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시장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 사옥(사진=뉴스토마토DB)
 
증권가에서는 대부분 이번 4분기 실적부진 원인을 '일회성 비용 증가' 영향으로 해석했다.
 
이선태 NH농협증권(016420) 연구원은 "4분기 실적부진은 주력 사업부의 경쟁력 둔화보다 성과급 지급, 기술개발(R&D) 비용 증가 등 일회성 비용 증가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세철 우리투자증권(005940) 연구원도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은 7000억원 규모의 신경영 특별보너스 등 일회성 비용 증가로 9조2700억원이 예상된다"며 "최근 주가하락은 4분기 실적과 환율 영향에 대한 우려에 따른 과매도 국면"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까지 실적 하향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추가적인 주가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배경이다.
 
실제 분석보고서를 내놓은 8곳 중 절반인 4곳이 1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하향조정됐다. KTB투자증권은 4분기 9조4960억원에서 1분기 9조2230억원으로 내려잡았고 신한금융투자도 9조4820억원에서 9조1550억원대로, KDB대우증권은 9조2730억원대에서 9조1750억원대로 하향조정했다.
 
이미 기정사실화된 스마트폰 수요 둔화와 더불어 실적 회복의 관건으로 꼽히는 반도체 부문 업황개선도 불투명해 연간 역성장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분간은 주가하락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송종호 KDB대우증권(006800) 연구원은 "투자가들은 이미 올해 연간 실적의 '역성장 가능성'을 고민하고 있고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하고 있다"며 "실적 역성장의 우려가 가시기 전까지 당분간 밸류에이션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송 연구원은 "올해 1분기 말 출시 예정인 신규 스마트폰 이슈에 앞서 기존 스마트폰 수요 호조세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며 "반도체 역시 이미 가격이 많이 빠진 상태여서 업황 회복을 좋게 보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주가하락은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IM(IT·모바일)부문의 부진이 실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다. 아울러 1분기 출시될 갤럭시 S5 흥행도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태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는 중저가 스마트폰 비중 확대와 애플, 중국 로컬 업체 등과의 경쟁 심화로 무선사업부(IM) 수익성 둔화는 불가피하다"며 "갤럭시 S5 흥행성적 또한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실적은 반도체 쪽에서 지탱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이미 포화된 상태에서 신규 스마트폰 출시가 신규 내지 교환수요를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더뎌지면 이에 탑재되는 모바일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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