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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초점)새해 첫발..주요그룹 신년사 방점은 '위기'
2014-01-02 19:26:58 2014-01-03 11:07:38
[뉴스토마토 임애신 기자] 앵커: 기업들이 신년 하례식을 갖고 일제히 새해 첫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경영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과 신성장동력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됐다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 산업부 임애신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임 기자, 기업 수장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구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대부분의 기업들이 시무식을 가졌습니다. 공통된 화두는 위기였는데요. 심지어 재계 1·2위인 삼성과 현대차그룹도 위기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가 굳어지고 시장이 위축됐다"며 "이런 와중에 글로벌 기업들과 사활을 걸어야 했고 특허 전쟁에도 시달려야 했다"고 지난해를 총평했습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도 "세계 경제가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기술의 융·복합에 따른 산업의 변화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아울러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앞으로의 경영 환경을 '위기 그 자체'로 인식했구요.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여러 기업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타산지석으로 삼자고 당부했습니다.
 
앵커: 지난해에는 대내외 경제 변동성과 회사채 시장 악화 등으로 유독 유동성 위기를 겪은 기업들이 많았는데요. 이들 기업을 올해 어떤 각오를 다지고 있는지요.
 
기자: 강도 높은 구조조정 작업에 돌입한 한진그룹은 올해 경영기조를 생존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사업 체질 개선을 당부했습니다. 아울러 현대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유동성 위기가 그룹 전체로 번진 상황에서 과거의 영예를 되찾기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현정은 회장은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과 자산매각등의 자구 노력뿐 아니라 관습과 타성에 젖은 방만경영의 요소가 없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구조조정 중인 동부그룹도 각오를 다져는데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창업 이래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면서 "구조조정을 하게 돼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구조조정을 계기로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내실을 강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자"고 촉구했습니다.
 
앵커: 또 SK그룹의 경우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이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중에 있어 수장 자리가 공석인 상황인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태원 회장이 자리를 비운 SK그룹 시무식에는 김창근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대신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장은 최태원 회장의 부재에 대해 '아프다'는 표현을 가감 없이 썼는데요. 김 의장은 "지난해 외형적으로 2012년과 유사한 경영성과를 거뒀지만 반도체 사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업이 부진했다"며 "SK의 성장을 주도하고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열정을 바쳤던 최 회장의 경영 공백이 컸다"고 아쉬움을 내비쳤습니다.
 
앵커: 경영 환경이 워낙 좋지 않기 때문에 이날 기업들은 이렇다 할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했다구요.
 
기자: 네. 현대차와 SK그룹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구체적인 경영 목표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경영 방침을 미래 성장 기반 강화로 정했습니다. 올해 세계 판매 목표를 전년보다 3.97% 증가한 786만대로 제시했습니다. 정 회장은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사업 구조와 중장기 성장전략을 더 체계화하고 혁신적인 제품과 선행기술 개발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SK그룹은 올해 300조원 기업가치 달성을 위한 관계사별 자율 책임경영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주력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캐시카우를 모색하고 있는 건데요. 이건희 회장은 "핵심사업에서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산업과 기술의 융합화·복합화에 눈을 돌려 신사업 개척에도 중점을 둬야 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도 기본 체질을 개선하고 차별화 역량을 강화해 미래성장 동력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라고 독려했습니다.
 
앵커: 기업들이 정부와 발 맞추려는 노력도 엿보여요. 협력사화의 상생과 창조경제 실현 뒷받침 등이 대표적인데요.
 
기자: 이번 대선 때 경제민주화 바람이 강하게 불었습니다. 기업들은 이 같은 시대적 흐름에 적극적 보조를 맞추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는데요. 이건희 회장은 "협력사는 소중한 동반자"라며 "모든 협력회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주요 추진 과제 5개를 설정했는데요. 이 중 혁신기술 투자 확대를 통한 창조경제 실현 기여가 포함돼 있습니다. 아울러 구본무 LG 회장은 "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호흡하는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면서 "잠재력 있는 협력회사와 힘을 모아 창조 경제의 틀을 갖추자"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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