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비리스캔들'에 터키 정치권 흔들..경제는 나락으로
2013-12-30 10:14:09 2013-12-30 10:18:16
[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의 사상 최대 비리스캔들이 터키 경제를 나락으로 빠뜨리고 있다.
 
이번 비리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지면서 현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의 의원들이 대거 탈당하자 터키 정치권의 근간이 흔들리고,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위대가 이스탄불 탁심광장에 모여 총리 퇴진을 주장하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같은 정치권 혼란에 터키의 금융시장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터키 증시인 XU100 지수는 이달 들어 21% 하락해 올해 전체 낙폭을 32%로 확대했다. 이로써 터키 증시는 올해 전세계 증시 중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또 달러화 대비 리라화의 가치는 이달 들어 6.3% 하락해 신흥국 시장 통화 중에서는 달러 대비 환율이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리라화의 가치는 달러당 2.16리라를 기록해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터키의 국채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년만기 국채금리가 23개월만의 최고치인 10.17%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터키 국채 매도 속도는 2년만에 가장 빨라졌다. 
 
지난 20일까지 2주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19억달러어치의 국채를 매도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현재 거래되는 국채물량은 540억달러어치로 지난 5월의 720억달러에서 25%나 급감했다.
 
줄리안 리머 CF 글로벌 트레이딩 UK 중개인은 "금리가 장기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거나 통화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면 터키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터키 중앙은행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테이퍼링 결정에 따른 리라화 가치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시중에 달러를 풀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이후 부패 스캔들이 터지면서 통화 약세는 가속화됐다.
 
이번 스캔들은 에르도안 총리와 당내 이슬람 사상가 페툴라 귤렌 사이의 권력다툼에서 촉발됐다. 
 
에르도안 총리가 사립학교 폐지안을 제안하자, 터키 사립학교의 25%를 손에 넣고 있는 귤렌이 법조계 세력을 동원해 총리를 위협한 것이다.
 
이에 반정부 시위대가 부패 총리 퇴진을 주장했고, 에르도안 총리는 부총리와 장관 9명을 교체하고, 경찰 간부를 대거 직위해제하는 등 개각을 단행했으나 국민들의 반발은 더욱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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