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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초점)건설도 부동산도 암울..기근 계속
2013-12-23 19:21:56 2013-12-23 19:26:00
[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앵커: 건설업계가 올해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요. 주택경기 침체와 지속적인 공공공사 감소에 따른 국내 수주 감소와 함께 해외 저가수주에 따른 수익성 감소로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적자 경영의 '살얼음판'을 걷고 있습니다. 올 한해 건설 산업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생활부 문정우 기자 나왔습니다. 문기자, 올해 건설업계 성적은 어땠습니까?
 
기자: 네 올해 건설업계는 고사를 겨우 면했습니다.
무엇보다 일감부족으로 인한 극심한 수주가뭄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그간 효자노릇을 해왔던 주택사업 마저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이 전반적인 하락세 또는 강보합이 지속되면서 여전히 큰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공공공사 발주 금액은 4대강 사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2009년 이후 4년 연속 감소셉니다.
2009년 58조4874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34조776억원으로 3년 새 41.7% 감소했습니다.
올해도 2009년의 '반토막' 정도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에 상장 건설사 가운데 절반 이상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최악의 경영 환경에 처해있는데요.
 
영업이익으로 이자 감당능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비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 150.3%에서 72.2% 급감했습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최저칩니다.
 
앵커: 그렇다면 국내 시장 침체에 따른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한 건설사들은 상황이 좀 나아졌나요?
 
기자: 안타깝게도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입니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해외에서 활로를 모색한 건설사들 역시 상황은 녹록치 않은 모습인데요. 해외수주에 주력했지만 최근 무리한 저가수주가 부메랑처럼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 공사 저가 수주 여파로 올해 1분기에 이어 3분기까지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어닝쇼크 여파로 부도설까지 나돌았던 GS건설은 올 3분기 기준 영업손실이 무려 7993억원에 달했습니다.
매출액은 6조422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4% 감소했습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 3분기에만 74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올 들어 1조원이 넘는 누적 손실을 내기도 했습니다.
 
앵커: 국내외 건설업이 전반적으로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내년에는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여집니까? 어떠합니까?
 
기자: 문제는 이런 상황 속에서 내년에도 시장 상황이 딱히 나아질 것이 없다는 전망은
더욱 건설업계를 두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내년 공공공사 물량은 올해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큰데요.
 
전체 공공공사 발주기관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와 준정부기관의 물량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공기업의 부채 증가와 지자체의 재정 악화로 공공공사 발주 물량 감소세는 향후 지속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해외건설시장도 국내 업체 간, 출혈경쟁에 따른 문제점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기대 이상의 수익성은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입니다.
 
다만 중동 지역 수주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고,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어 의외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 발주 공사가 감소하고, 해외에서는 저가 수주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업계에 또 하나 남은 먹거리가 있습니다. 국내 주택사업인데요. 지방 부동산시장의 호황이 건설업계에 단비가 돼 왔는데 내년에는 어떨 것으로 보이는지요?
 
기자 : 건설사 주택사업에 효자 노릇을 했던 지방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마감하고 조정 수순에 들어가면서 건설사의 어려움은 배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2008년 이후 부산, 대전 활황을 시작으로 광주, 전남, 충청을 거쳐 올해 대구, 경북으로 번져나가던 지방 부동산 상승세가 정점을 찍고 내년 약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인데요.
 
지역적 호재가 있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이미 2011년 고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우세한 상황입니다.
 
2009년 2.8% 올랐던 지방 5대 광역시는 2010년 8.7% 상승하며 본격적인 활황이 시작됐습니다. 2011년에는 20.3%나 급등하며 절정에 달했지만 2012년 3.3%로 지친 모습을 보였고, 올해는 11월 현재까지 2.4% 상승하며 오름세가 둔화되는 모습입니다.
 
상승세가 빨랐던 지역일수록 하락 전환도 빠른데요.
 
시장을 이끌었던 부산은, 지난해 0.7% 떨어진데 이어, 올해도 마이너스 0.8%로 내림세를 타고 있습니다.
 
특히 호황기 집중됐던 주택 건설이 내년 입주로 현실화됨에 따라 수급불균형이 해소되고, 가격하락 압박은 커질 전망인데요.
 
최근 3년간 19만6329가구였던 지방 입주물량은 내년 26만4314가구로 급증할 예정입니다.
 
다만 개별 호재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점쳐집니다.
 
지방 5대 광역시의 마지막 주자로 올해 9.4% 오른 대구는 둔화된 모습을 보이겠지만 내년에도 상승세가 예상되며, 공공기관 2단계가 시작된 세종시와 혁신도시 일대 역시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주택사업에 효자 노릇을 했던 지방 시장이 장기 호황을 마감하고 정리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상황이 안좋아 보입니다. 수도권 시장에서 메꿔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닌가요?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회복 기운이 느껴졌는데요.
 
기자 : 수도권은 약세에서 장기간의 침체를 벗어나 강보합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집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 국한돼 건설산업에 큰 도움을 주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수도권 주택시장은 장기 전세난과 8.28전월세대책 이후 살아난 일부 수요세로 아파트 매매가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올들어 8월까지 1.9% 떨어졌던 수도권 아파트값은 9월 이후 11월까지 0.1% 상승했습니다.
 
대외적 여건 변화에 따른 변동성이 수반되지만 주택 공급 조정, 취득세 영구인하, 수직리모델링 허용, 전세가율 상승 등 주택 구입 여건 개선에 따라 내년 수도권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소득 양극화 심화가 부동산에 영향을 미치며 지역적 편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용중심지인 서울과 그 인접권은 수요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주거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외곽 지역은 수요자들의 관심을 얻기 힘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양도세 감면과 생애최초 취득세 감면혜택이 올해 마감됨에 따라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분양시장 역시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며 강남, 경부축에서 벗어난 지역의 경우 흥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강남구 대치동, 서초구 잠원동, 위례신도시, 동탄, 용인, 판교 등 강남 경부축 분양사업지 대부분은 수십대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고양 삼송, 인천 송도, 서울 서대문구, 김포 등 수도권 서부라인은 대규모 미분양을 남기며 고전했습니다. 내년 역시 이같은 양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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