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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 민주당..의총서 느닷없이 '공천제' 장시간 논의
민주 "갑자기 올라온 것 아냐..그동안 계속 논의됐다"
2013-12-19 17:32:50 2013-12-19 17:36:35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대선 1년인 19일 민주당이 의원총회를 열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국정원 개혁특위·철도 파업 등 현안에 대한 발언이 쏟아졌지만 의총의 핵심은 '느닷없는' 상향식공천제도 혁신방안이었다.
 
김한길 대표는 공개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지난 5월 새 지도부 출범 후 상향식공천제도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조경태 위원장을 중심으로 전국을 돌며 많은 당원들의 의견을 모아 혁신위에서 안을 마련했다"며 "오늘 의총에서는 지방선거와 관련된 민주당의 공천제도 원칙에 대해 논의해주면 좋겠다"고 의총의 논의 중심을 정치 현안이 아닌 공천제에 뒀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비공개 의총에서 '왜 갑자기 공천제도 토론이냐'는 의원들의 질타가 있자 "대선 1주년을 통해 민주당 스스로 반성하고 성찰해야지만 혁신도 해야 한다. 혁신에서 일정상 제일 중요한 것은 공천이다"며 "공천에 대한 이야기를 미룰 수 없고, 혁신적 측면에서 오늘 이야기하는 것이다"며 의원들의 양해를 구했다.
 
그러나 철도 민영화, 군 사이버사령부 수사 결과 발표 등 대형 현안이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 이목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될 수 있는 지방선거 공천 이슈를 민주당 스스로 제기한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의 현안 대응과는 별도로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슈를 스스로 만드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민주당도 이런 비판을 충분히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
 
정호준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 관련 브리핑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질문이 있기 전에 "오늘 갑자기 혁신안이 올라온 것은 아니다"며 "중간에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특검 등 현안 때문에 이야기를 못했다. 1년 간의 혁신 측면에서 반드시 짚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총에서 시점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던 의원들도 지도부의 얘기를 듣고 수긍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도 "예비등록이 시작된 시점이라 중앙당의 더딘 경선룰 결정에 불만이 높아지고 있어 논의를 더 이상 미룰 상황이 아니다"고 했다.
 
또 "'대선 1년'이라는데 의미를 두기도 하지만,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공천룰이 하루 빨리 정해지길 바란다. 오늘 본회의가 있어 의원들이 많이 참석할 수 있고, 본회의에 특별한 이슈가 없어 토론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것도 한 이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민주당의 해명에 대해 다른 야당의 한 당직자는 "지방선거가 임박했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당내 문제를 풀려고 야권의 싸움을 더욱 어려운 방향으로 몰 수 있음을 간과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News1
 
한편 이날 비공개 의총에서의 핵심 쟁점은 상향식공천제에서의 모바일 투표였다. 이날 지도부는 혁신위가 내놓은 안을 의원들에게 처음으로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은 지난해 당내 경선 과정에서 비주류의 극심한 반발을 일으켰던 '모바일 투표'에 대한 수정이었다.
 
혁신안은 '모바일 투표'를 통한 모집을 못하게 하고 투표만을 가능하도록 규정했다. 50% 미만으로 규정된 '국민참여'도 '선거인단 모집'이 아닌 '여론조사'로 진행되도록 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의원들은 계파나 지역구에 따라 모바일 투표에 대한 입장을 달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남 중진 의원들은 당 대표나 대선 후보를 제외한 지역 단위의 경선에서 모바일 투표 사용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수도권 의원들은 경선에서 모바일 투표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호준 원내대변인은 혁신안에 대한 갑론을박이 강해 추가 의총을 열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 의원은 "의원 사이에 의견이 너무 달라 다음 의총에서도 결론이 나긴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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