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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상속자들'.. 실패한 '메디컬탑팀'
2013-12-13 10:25:02 2013-12-13 10:28:43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지난 10월 9일 오후 10시 MBC와 SBS가 드라마로 맞붙었다.
 
MBC는 '흥행불패'라는 의학드라마를 소재로 KBS2 '브레인'의 윤경아 작가와 MBC '해를 품은 달'의 김도훈 PD가 의기투합한 '메디컬탑팀'을 내세웠다. 권상우, 정려원, 주지훈, 김영애, 샤이니 민호, 오연서 등 이름값도 높았다.
 
이와 상대한 SBS 역시 만만치 않았다. '파리의 연인', '시크릿가든', '신사의 품격' 등으로 국내 최고 작가라는 평가를 받는 김은숙 작가에 이민호, 박신혜, 정수정(크리스탈), 김지원, 김우빈, 박형식 등 20대 최고의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방영 전부터 두 드라마의 맞대결은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뚜껑을 연 두 드라마의 승부는 SBS '왕관을 쓰려는자, 그 무게를 견뎌라' - 상속者들'(이하 '상속자들')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시청률은 무려 20%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상속자들'은 지난 12일 마지막 방송이 25.6%(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 자체최고 시청률로 최고의 마침표를 찍었다. 반면 '메디컬탑팀'은 5.6%라는 안타까운 시청률로 끝을 맺었다.
 
◇'상속자들' 포스터 (사진제공=SBS)
 
'상속자들', 김은숙 작가 '명대사의 힘'을 보여주다
 
지난 10월 '상속자들'의 하이라이트 영상이 공개된 후 고개를 갸우뚱한 기자들이 많았다. 김은숙 작가의 전작과 비슷한 맥락의 설정과 스토리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자기복제'라는 우려가 잇달았다. 하지만 '상속자들'은 이러한 우려를 씻고 차별화에 성공했다.
 
'상속자들'의 성공 요인으로 꼽히는 가장 첫 번째는 김 작가 특유의 대사였다. "혹시 나 너 좋아하냐", "혹시 나 너 보고 싶었냐?", "넌 왜 맨날 이런 데서 자냐. 지켜주고 싶게" 등 다소 낯부끄러울 수 있는 대사들이 젊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공략했다.
 
김 작가의 독특한 대사들은 김탄(이민호 분), 최영도(김우빈 분), 차은상(박신혜 분), 이보나(정수정 분) 등 다양한 캐릭터를 생생히 살리는데 공을 세웠다. 캐릭터가 살아나면서 돈 많고 힘 있는 고등학생 자제들의 갈등과 로맨스도 힘을 받았다.
 
아울러 김탄의 고백이 2회에 드러난 것을 비롯해 인물간의 갈등을 그려내는 과정이 신속하게 그려졌다. 빠른 스토리 전개는 갈등의 긴박감을 살려냈다.
 
배우들 역시 안정적인 연기로 보답했다.
 
김탄 역의 이민호는 여자들의 로망이 됐고, 신데렐라 차은상 역의 박신혜는 공감을 사는 연기로 인기를 모았다. 최영도를 연기한 김우빈은 반항아의 대표주자가 됐으며, 유라헬의 김지원은 악녀로 변신에 성공했다. 순정남과 차도남의 사이를 넘나든 김원 역의 최진혁, 까칠한 역할을 통해 배우로 한층 성장한 정수정 등 출연 배우들 모두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
 
이외에도 임주은, 윤손하, 김원형, 박준금, 김성령, 정동환, 김미경 등 중견배우들의 호연은 극의 무게감을 줬다.
 
대사와 스토리 전개, 캐릭터가 조화를 이뤘고 여기에 안정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들의 힘까지 더해지면서 '상속자들'은 KBS2 '비밀'의 시청자층까지 흡수하며 최고의 시청률로 대미를 장식했다.
 
◇'메디컬탑팀' 포스터 (사진제공=MBC)
 
'메디컬탑팀', 중구난방 스토리..로맨스 상실
 
의학드라마가 '흥행불패'인 이유는 생명을 소재로 한 병원에서의 생활이 긴장감을 높이고, 그 안에서의 갈등과 로맨스가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이었다. '하얀거탑', '뉴하트', '골든타임', '굿닥터' 등이 성공한 이유도 이러한 공식을 따른 것이 컸다.
 
하지만 '메디컬탑팀'은 병원 내 정치싸움에만 몰두했고, 이마저도 긴장감을 주지 못했다. 다양한 인물간의 갈등 보다는 한승재(주지훈 분)과 신혜수(김영애 분)의 야욕이 부딪히기만 했다.
 
'메디컬탑팀'은 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영상의학과, 내과, 마취통증학과 등 다양한 전문의를 모아 의학적 대립을 통해 관심을 끌 예정이었으나, 주로 박태신(권상우 분)의 불도저 같은 추진력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스토리와 한승재와 신혜수의 충돌만 그려졌다.
 
러브라인 역시 중구난방이었다. 초반 박태신과 서주영(정려원 분)이 갈등을 일으키며 사랑에 빠질 것이라 기대됐지만, 갑작스럽게 태신과 아진(오연서 분)이 커플이 됐다. 그러면서 한승재와 서주영, 김성우(민호 분)는 겉도는 상황이 연출됐다. 좋은 재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어우러지게 하지 못했다.
 
결국 '메디컬탑팀'은 특별한 반전 없이 탑팀이 뭉쳤고, 태신과 아진은 커플이 됐고, 승재가 주영에게 약간의 애정을 드러내는 수준에서 러브라인이 마무리됐다.
 
갈등구조가 공감을 얻는데 실패했고, 탑팀이 성공하는 뻔한 전개가 그대로 이어졌다. 갑작스러운 갈등과 용서와 화해의 과정 역시 아쉬움을 낳는 대목이었다.
 
결국 '메디컬탑팀'은 최저시청률이 3.6%까지 떨어졌고, 끝내 5.6%라는 초라한 시청률로 종영했다.
 
한편 '상속자들'의 후속으로는 전지현과 김수현 주연의 '별에서 온 그대'가, '메디컬탑팀' 후속으로는 이연희와 이선균 주연의 '미스코리아'가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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