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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용정 광주시 새 야구장 감리 이사
2013-12-09 11:01:02 2013-12-09 11:05:05
◇광주시 새 야구장(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의 감리 책임자인 김용정 삼우CM(삼우종합건축 CM사업본부) 건축이사는 야구장이 지어지는 광주 출신의 소탈하면서도 깐깐한 감리 전문가다.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40%), 남양건설(27%), 남광건설(15%), 한양건설(13%), 모아종합건설(5%))의 완벽한 시공에는 김 이사의 매우 애정어린 송곳 감리가 한몫 한다. (사진=이준혁 기자)
 
[광주광역시=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올해 퓨처스(2군) 팀을 위한 훈련장이 새로 오픈했죠? 1군 팀을 위한 최상의 야구장도 완공을 앞뒀습니다. 정말 잘 지은 최신식 야구장입니다. 이제 이 곳을 사용할 KIA의 노력만 남았습니다."
 
시설이 열악한 프로야구장을 꼽으면 빠지지 않는 곳이 광주 무등 야구장이다. 지난 1965년 준공돼 내년 50년차를 맞이할 장구한 역사의 구장으로, 관중석과 주차장 등의 편익시설은 물론 경기를 지휘하는 감독이 쓰는 감독실조차 비가 새면서 오명이 자자했던 시설이다.
 
하지만 내년이면 프로야구단 KIA 타이거즈의 홈경기가 치러질 곳은 전국에서 가장 최신 야구장이 된다. 이미 기존 야구장에 대한 고별식은 마무리됐고, KIA 구단 사무실은 이미 새로운 구장으로 옮겼다. 공사는 거의 완료된 상황이다.
 
뉴스토마토는 지난 8월 공정률 65%대였던 광주 새 야구장을 취재한 바 있다. 이번에는 공정률 94%대의 야구장을 찾았다.
 
 
공사의 남은 공정과 야구장 구석구석의 모습을 파악하기 위해 감리 책임자인 김용정 건축이사(삼우CM)와의 인터뷰를 지난 6일 공사 현장에서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BF를 획득한 친환경 야구장 건설
 
-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야구장을 보면 구장마다 느껴지는 특성(친 투수, 친 타자, 좌타 우세, 우타 우세 등)이 있다. 광주시와 건설 주체들이 그러한 점과 관련해 사전 염두한 것이 있는지.
 
▲의도를 하지는 않았다. 그런 측면보다는 필드 밀착형(Open Space) 형태 공사를 하려고 했다. 이밖에도 '울타리 없는 경기장'과 '친환경 그린 야구장'을 생각했고, BF인증(Barrier Free :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야구장 공사를 꾀했다. 직선 굴착형의 야구장을 지은 것도 있다.
 
- 야구장에 BF를 획득한 곳은 광주가 처음일 것이다.
 
▲국내에서 BF를 인증하는 곳은 두 곳이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국장애인개발원이다. 우리는 한국장애인개발원을 통해서 인증을 받았다. 깐깐하기로 유명한 인증기관의 인증서를 받았다.
 
- 혹시 경기장 건설에 있어 BF 인증을 받도록 지으라는 장애인 단체의 각종 요구가 설계 단계나 시공 단계에 있었나.
 
▲장애인 단체가 BF인증을 받으라거나 BF인증을 받도록 지으란 형태의 요구는 사전에 없었다. 다만 경기장을 지으면서 계속 장애인 단체가 찾아와 요구를 했던 것은 맞다. 140여개의 장애인 단체 관계자가 불시에 야구장에 와서 꾸준히 경기장을 살펴봈다. 일부 장애인 단체는 지역 언론 기자들을 대동하고 국내 최대규모 휠체어로 와서 '장애인이 경기를 보기 어렵다'고 했다. 뉴스로 몇 번 나왔고, 덕분에 설계 변경을 꾸준히 했다. BF인증을 LH가 아닌 더욱 까다로운 인증 과정으로 유명한 장애인개발원에 받으려 시도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 둘러보면 볼수록 장애인 시설이 돋보인다.
 
▲장애인 주차장을 38면에서 60면으로 늘렸고, 최대 규모의 휠체어가 다녀도 크게 문제없을 야구장을 만들었다. 외야 중앙에서 3루 방향으로 아무 의자도 없는 잔디밭이 있는 이유도 지역 장애인 단체의 요구가 컸다. 휠체어 고정장치는 경사가 없는 뒷편에 만들게 된다. 시야에 거의 방해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만들고자 간이 의자를 설치했다 제거했다.
 
- 곳곳에서 태양열 시설을 발견했다.
 
▲광주시가 많이 설치하려고 했다. 다만 태양열 발전 특성상 야구장에서 사용할 전기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지열은 야구장에서 사용될 열의 꽤 많은 부분을 대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야구장 운영에서도 친환경 야구장으로 활용할 만한 부분이 있나.
 
▲그것은 건설 파트의 문제가 아니고 운영 파트의 문제다. KIA 구단과 광주시가 어떠한 형태로 하느냐에 달렸다.
 
◇광주시 새 야구장(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는 국내에서 처음 BF인증(Barrier Free :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를 받았다. 외야의 경우 경사가 없는 위치인 뒷편에 휠체어 거치대가 설치돼 있는데, 그 곳에서 볼 장애인을 위해서 다른 곳에는 설치된 합성목재 데크를 설치하지 않았다. (사진=이준혁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독특한' 외야
 
광주시 새 야구장('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은 외야를 잔디석으로 만든다.
 
확장을 염두한 구조다. 내야 중심으로 좌석을 운영하되 관중 추이에 따라서 외야를 확장하려는 것이다. 현재 새 야구장의 좌석 수는 2만2244석이나, 만약 외야 스탠드를 늘일 경우 좌석은 최대 3만2271석까지 늘게 된다.
 
하지만 잔디석 운영은 물론 불펜의 '구조'까지 외야에 대한 논란은 적지 않다.
 
 
- 외야 좌석에 대해 설명해달라.
 
▲이 곳(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의 외야는 2803석 규모다. 좁은 의미의 잔디석 1654석과 이밖에 커플석 142석, 테이블석 240석, 스탠드석 767석 등이다. 향후 확장할 경우 최대 1만27석을 늘릴 수도 있다. 만약 확장을 한다면 외야 좌석은 최대 '1만2830석'이 되는 것이다.
 
- 잔디석이 메인이고 흔히 '잔디석'이라고 부른다. 광주시나 KIA 야구단과 앞으로 어떻게 운영한다는 논의는 있었나.
 
▲아무래도 우리는 시의 용역을 받아 설계를 하고 시공을 하는 곳이다 보니 운영은 상세히는 말하기 어렵다. 광주시와 KIA의 영역이다. 다만 우리는 미국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펫코 파크(Petco Park)에 위치한 샌드파크를 건설한다는 사항이 특이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관객이 늘어나 외야를 확장하더라도 구단이 이는 유지했음 싶다.
 
- 잔디에 위치한 커플석이 이채롭다.
 
▲합성목재를 사용해 만든 시설물과 사이 공간이 있다. 당초에는 잔디에 앉아서 경기를 관전하고 목재 시설물에 팔을 기대거나 음식을 놓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시설물에 앉아 경기를 관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 모습으로 봐도 좋다. 즐거운 야구 경기를 편안히 보는 좌석이 될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 외야 불펜에 대해 일부 팬들이 문제를 지적 중이다. 알고 있나. 혹시 보완하려면 어찌 보완을 하려고 하는가.
 
▲설계 기준이 정해진 것은 없지만 권장 사항은 '1m x 25.5m'다. 다수의 야구장이 이 기준치를 준용해 쓰고 있다. 여기(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는 선수 2명이 쓰는 곳으로 '6m x 27m'다. 결코 비좁지 않다. 직선굴착형 야구장에서 있을 시각적인 착시 현상이다. 오히려 여긴 다른 곳보다 훨씬 좋다. 불펜에 있는 선수들을 위한 화장실도 있다.
 
- 화장실 외에 다른 특별한 시설이 또 있는가.
 
▲처음에는 불펜을 완전 개방하는 것과 관련된 논의도 했지만, 완전 개방은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투시창을 설치해 관중들이 연습상황을 접할 수 있게 만든다. 또한 덕아웃과 상호 교신이 가능한 장비로 인터폰은 물론 모니터도 설치된다. 화상 대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당초 광주시 새 야구장(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 들어올 것으로 예정됐던 소방서(임동119안전센터)는 야구장 내로 들어오지 않게 됐다. (사진=이준혁 기자)
 
◇구단과 광주시의 노력이 앞으로의 과제
 
- 당초 신축 야구장에 부지 건너편의 소방서(119안전센터)가 옮겨오고 소방서 터는 매각해 공사비를 조금이나마 충당한다는 논의도 있던데.
 
▲그같은 논의가 진행됐던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기본설계에도 반영된 사안이다. 하지만 사용성의 문제도 없지 않고, 시의 도시계획 상의 문제점도 있다. 결국 실시설계에 관련 내용은 모조리 빠졌다. 소방서는 그대로 현 위치에 계속 있게 된다.
 
- 수익시설 입주 계획에 대한 논의는 어찌 되고 있나. 운영의 문제이긴 하지만 공사에도 영향이 있을 텐데.
 
▲서울월드컵경기장(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처럼 대형 공간이 나오기는 어렵다. 대형 마트가 들어오기는 어렵고 굳이 일반 소매점을 넣어야 한다면 SSM의 입점이 가능한 공간만큼 나올 것이다. 영화관 사업자와의 논의도 있었다. 2개 회사가 현장을 1번씩 들렀다. 또다른 회사는 전화 문의만 1번 왔다. 하지만 이후로 영화관 사업자와의 연락이 없었다.
 
- 인천 문학야구장과 해외 야구장에 흔히 보이는 띠 전광판 등은 설치되나.
 
▲우리(완공 전 공사. 시공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 및 설계·감리) 차원에서의 설치 계획은 없다. 나중에 KIA 구단이 원한다면 광주시와 협의를 거쳐 설치할 수는 있다. 일단 외야의 국내 최대규모 전광판과 포수 뒤에 설치되는 전광판이 전부다.
 
- 외야 전광판은 어떤 전광판이 설치되나. 최근 전광판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다.
 
 
▲일단 전광판은 국산 전광판을 사용한다. 대전은 미국 전광판을 한 개 설치하긴 했다. 하지만 한화가 기부채납한 형태의 전광판이며, 광주시는 자체 예산으로 전광판을 설치하기에 국산으로 구입해 쓸 수밖에 없다. 다만 전광판에 사용된 소자가 최신이다. 일본의 세계적인 제조업체 니치아의 소자를 썼다고 들었다. 국산 전광판이 못미더운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다른 전광판에 비해서는 나을 것이다.
 
- 완공일 및 완공식 계획은 어찌 되는가.
 
▲법적 준공일은 내년 1월24일로 계획한다. 다만 완공식은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 개최할 예정이다. 이 때면 시민들이 와도 될 정도의 완공 상태가 된다. 완공식은 시와 구단이 함께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완공식을 해도 부끄럽지 않을 수준의 마무리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광판은 물론 음향, 조명, 전기, 수도, 좌석 등을 마무리하고 있고 벽과 바닥의 마감재도 붙이고 있다. 행사의 컨텐츠적인 문제는 정확히 모른다.
 
- 끝으로 하고픈 말은.
 
▲올해 퓨처스(2군) 팀을 위한 훈련장이 새로 오픈했다. 1군 팀을 위한 최상의 야구장도 완공을 앞뒀다. 정말 잘 지은 최신식 야구장이다. 이제 이 곳을 사용할 KIA의 노력만 남았다. 챔피언스 필드라는 이름을 정해놓고 KIA가 8위로 마치면서 인터넷 상에서 조롱도 많았던 것으로 안다. 내년에는 구장 이름에 걸맞는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 우리 공사 관계자들은 현장 철수일까지 좋은 구장을 짓도록 하겠다.
 
 
◇광운교에서 바라본 광주시 새 야구장(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6일 현재 공정률은 94%다. (사진=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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