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지난주 우여곡절 끝에 의회를 통과한 78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을 워싱턴D.C.가 아닌 콜로라도주 덴버시에서 서명하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상 대통령은 의회에서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백악관 집무실에서 서명을 하는게 관례처럼 돼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부인 미셸 여사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바버라 미컬스키(민주.메릴랜드) 상원의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 후 처음으로 임금차별금지법에 서명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의회에 대한 입법대결의 `승전물'로까지 여겨지는 경기부양법안의 서명을 정치중심인 워싱턴의 외곽에서 하려는 배경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와 관련,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15일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이라는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대통령은 워싱턴을 벗어나 미국인들에게 이 법안에 어떤 혜택이 담겨있는지를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즉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의 전면적인 반대로 `흠결'이 간 경기부양법을 국민의 지지를 통해 만회하려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부양법안 표결에서 하원의 경우에는 공화당 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고, 상원에서도 공화당 의원 가운데 고작 3명만 동조하는데 그쳤기 때문에 오바마 입장에서는 덴버라는 상징적인 장소에서 서명하기로 마음을 정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덴버시는 지난해 8월 오바마가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을 받은 곳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와 함께 덴버에서 서명식을 마친 뒤 이튿날 애리조나주 피닉스를 방문, 타운홀 미팅을 갖고 경기부양법 세일즈에 나선다.
애리조나주는 지난해 대선에서 오바마와 맞붙었던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정치적 근거지여서 공화당 지지자들을 상대로 경기부양법의 장점을 홍보하기에는 최적으로 장소로 꼽힌다.
특히 매케인 의원이 이번 경기부양법 통과과정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초당적 지지를 견인하지 못한 점 등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선 만큼 오바마의 애리조나 방문은 공화당으로까지 지지외연을 확장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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