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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최고수준 보인 美주택가격..앞으로도 오를까?
주택 경기 회복세..지속성은 아직 의문
2013-11-27 11:30:16 2013-11-27 11:34:05
[뉴스토마토 신지은기자] 2008년 주택가격 폭락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일으킨 미국의 주택시장은 오랜 시간 미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해왔다.
 
이번 주 주택지표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택가격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을 두고 주택시장이 본격적으로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아직 섣부른 기대일 뿐 주택 경기 회복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회의론도 나온다.
 
◇20개 대도시 주택가격..7년 최고 수준
 
26일(현지시간) 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주택시장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주기에 충분했다.
 
9월 기준으로 집계한 미국 20개 대도시 주택 가격은 2006년 2월 이후 7년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전년 동기 대비 13.3% 오르며 직전월 12.8%도 뛰어넘은 수치다.
 
(자료출처=S&P Caseshiller)
 
모기지 금리 상승세 속에서도 주택 수요가 늘어난 것이 주택 가격 상승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의 효과’가 소비를 진작시킬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라이언 왕 HSBC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수요는 올해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면서 “작년에 압류된 주택이 줄어들면서 주택 거래량이 위기 이전수준으로 회복됐고 주택 가격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건축허가건수도 ‘서프라이즈’ 수준이었다. 상무부가 발표한 10월 건축허가건수는 연율 103채로 지난달만 6.2% 증가하며 5년 최고치를 기록했다.
 
건축허가건수는 잔물결효과(Ripple effect)를 잘 드러내주는 대표적인 주택경기 선행지표다. 건설업자들이 보통 수요에 대한 확신을 갖고 건설에 나선다는 면에서 건설업 경기를 잘 반영함은 물론 소비자들의 주택시장에 대한 체감 경기도 엿볼 수 있다.
 
◇건설업자들 체감경기 ‘아직 춥다’
 
주택시장에 핑크빛 전망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당장 전날 발표된 10월 잠정주택매매건수는 전월 대비 0.6% 떨어진 102.1로 내려앉았으며 5개월 연속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시장에서 기대했던 1.1% 상승 전망치를 크게 밑돈 수치다.
 
잠정주택판매는 주택 매매 계약을 체결했지만 아직 거래가 완료되지 않은 건수를 집계한 것으로 1~2개월 시차를 두고 기존주택매매건수로 집계돼 향후 주택 경기를 내다볼 수 있는 선행지표의 성격이 강하다.
 
공급 측면에서 건설업자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아직 부진하다는 신호도 있다.
 
지난 18일 전미주택건설협회(NAHB)는 웰스파고와 공동으로 집계하는 주택시장지수가 전월 수정치인 54 수준을 이어가며 6개월 연속 둔화흐름을 보였다고 밝혔다.
 
(자료출처=NAHB)
 
이 지수는 향후 6개월 간의 매출 예상치와 현재 단일주택 판매에 대한 건설업자들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지수로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위축을 나타낸다.
 
릭 저드슨 NAHB 의장은 “현재의 모기지 금리와 가격 환경에서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신규 주택을 구매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의회에서 예산안 협상이 아직 마무리 되지 않은데다 세수 인상 가능성 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며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건설업자들은 특히 치솟는 건설비용에 비해 낮은 주택단가에 점점 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밀란 멀레인 TD증권 리서처는 "물론 주택가격 상승이 소비를 돕는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긴 하지만 건설업자들의 체감 경기 등을 살펴봤을 때 지속성에는 아직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의 주택시장에 나타나는 모멘텀을 믿을 수 없다”면서 “기관투자자 위주로 구성된 주택 수요세력이 특히 미국 서부 지역 주택을 집중적으로 구입하면서 자산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데이비드 블리저 S&P 다우존스 의장도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아지고 압류 주택이 감소하는 등 주택시장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장기적으로 이 회복세가 계속될 지, 2004년 최고 수준을 보였던 주택 소유비율이 회복세를 보일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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