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기소된 방송인 이승연(가운데 흰옷)씨가 지난 3월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 출입구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상습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에 대해 1심에서 유죄로 인정받은 여자 연예인과 의사들에게 모두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해당 죄명의 최대 법정형이 실형인데다 법원에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가 선고된데는 어떤 양형사유가 참작된 것일까.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성수제 부장판사는 방송인 이승연씨(44)와 장미인애씨(28), 박시연씨(본명 박미연·33)에게 각각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씩을 선고했다. 또 추징금으로 이씨에게 405만원, 박씨에게 370만원, 장씨에게 550만원을 낼 것을 명했다.
재판부는 연예인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수 차례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산부인과 전문의 모 모씨(45)에게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910만원과 사회봉사 명령 80시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안 모씨(46)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196만원, 사회봉사 명령 80시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씨 등 연예인과, 의사들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우선 "프로포폴 투약이 위법이 되는 경우는, 병원 내에서 의사의 미용성형시술, 통증 등 치료 목적 시술과 병행된 프로포폴 투약 행위라 하더라도 투약 행위가 오로지 질병 예방 또는 치료 등이라는 의료행위의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시술을 빙자해 투약하는 행위도 포함된다"고 전제했다.
이어 재판부는 장씨에 대해 "피고인 장씨는 지난 6년간 410회 정도 투약한데다 하루에 두 개 병원을 번갈아가며 투약했으며, 프로포폴이 향정약품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시술을 계속 받았다"면서 "프로포폴 투약 기간과 빈도, 몸상태 등을 고려하면 장씨는 이미 자신이 프로포폴에 의존성이 있는 상태임을 알고도 의료 외의 목적으로 투약했다"고 밝혔다.
이씨에 대해서도 "피고인 이씨가 6년간 320회 투약한 것을 보면 투약 횟수나 빈도가 통상적이라고 볼 수 없어 투약 의존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시술을 빙자한 의료목적 의외 투약으로 인정되고 이씨 자신도 투약 오남용의 문제점을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박씨 역시 "5년간 400여회에 달하는 투약 횟수나 빈도를 고려하면 통상적인 수준이라고 볼 수 없다"며 "검찰에서의 자백은 관련자들의 진술과 증거 등에 비춰볼 때 허위로 볼 수 없고, 의존성이 있는 상태에서 투약했음을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양형사유에 대해 "연예인들은 늘 대중의 관심과 사랑 받는 이들로 불편함도 있지만 그로 인해 많은 혜택도 받는다. 연예인들은 오피니언 리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한층 높은 준법의식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한 뒤 "그러나 이를 망각한 채 작은 것을 탐하다가 대중의 신망을 잃어버리는 큰 결과가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적어도 피고인들은 프로포폴이 향정약품으로 지정된 이후에는 자신들이 프로포폴을 투약 받는 미용시술을 함에 있어 그 빈도가 너무 높은 것은 아닌지, 불필요한 시술은 아니었는지 혹은 다른 방법으로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없는지 등을 진지하게 생각해 봤다면 이러한 결과에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프로포폴이 향정약품으로 지적되기 이전부터 피고인들은 과도한 빈도로 프로포폴을 투약 받아 왔기 때문에 이미 의존성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따라서 향정약품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스스로 의지로서 프로포폴 단약의 의지를 실현하기란 쉽지 않았을 테고, 시술을 전혀 받지 않는 프로포폴 투약이 아니고, 병원 외에서의 투약도 아닌 점, 의사들의 판단 하에 시술과 병행한 투약이라는 점에서 불법성 인식의 정도가 약하다는 점, 피고인별 투약 경위·빈도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사건으로 인해 연예인들인 피고인들이 입은 이미지 손상으로 인한 무형적 손해 등 또한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이씨와 박씨에게는 부양해야 할 어린 자식이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중한 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사들에 대해서도 "피고인들은 투약 횟수를 줄일 목적으로 병원 진료기록을 조작·파기했을 뿐 아니라, 투약 당시에도 투약량이 많아 문제점이 있다는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의존성이 있는 상태에서 시술을 빙자해 의료외 목적으로 투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인 피고인들이 의존성 있거나 의존성이 있어 보이는 사람에게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것은 인체에 심각한 피해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다만 투약을 요구하는 연예인의 요구를 거절하기 힘들었던 점 , 병원 외에서의 불법 투약이거나 시술과 관계 없는 프로포폴 만의 투약이 아니라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씨 등은 지난 3월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 혐의 등으로 기소됐고, 이들에게 상습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하고 진료기록부를 위조한 혐의 등으로 모씨와 안씨가 함께 기소됐다. 앞서 검찰은 이씨에게 징역 8월, 장씨에게 징역 10월, 박씨에게 징역8월을 각각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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