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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 “단말기유통법, 휴대폰 시장 살리는 길”
2013-11-18 15:06:29 2013-11-18 15:10:25
[뉴스토마토 이세중기자]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등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을 우려하는 업계의 목소리가 커져가는 가운데 정부가 직접 나서서 이를 반박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18일 미래부 브리핑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추진 중인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에 대한 제조사들의 입장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제조사들이 해당 법안에 대해 '기업의 영업비밀 등을 강제 공개시키는 과잉규제로 휴대폰 산업의 발전을 저해시킨다'는 주장에 대해 논리 비약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주한 미래부 통신정책국장은 “해당법안은 정치권뿐 아니라 이동통신사, 단말기 대리점과 판매점은 물론이고 일반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법안인데 제조사가 법안과 다른 잘못된 내용으로 언론에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조사 제출자료는 ‘단말기 원가’ 아닌 ‘단말기 판매량, 장려금’"
 
미래부는 법안에 따른 자료제출 대상이 제조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단말기 원가자료’가 아니라 ‘단말기 판매량, 장려금 규모’ 등 단말기 판매와 보조금 지급 구조와 관련된 최소한의 자료라고 설명했다.
 
해당 자료는 국내 단말기 유통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대외공개 목적이 아니므로 영업비밀을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또, 제조사 장려금에 대한 조사는 소비자의 부당한 보조금 차별해소와 보조금 지급 구조의 투명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제조사가 제조·납품·판촉하는 수준을 넘어 ‘적극적인 유통자의 지위’에서 대리점 등에 장려금을 제공하며 시장을 교란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조사·제재한다는 것이다.
 
(자료제공=미래창조과학부)
 
홍진배 미래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은 “지난달 초 한 매장에서 갤럭시 S4를 5만원대에 판매해 소비자를 차별하는 한편 주변 상인에게도 왜곡된 경쟁결과를 가져왔다”며 "이 사례에 제조사가 개입했는지는 알아봐야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제조사가 적극적인 유통자의 지위로서 여러 채널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조금이 가져오는 순기능도 분명 있기 때문에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제조사들이 해외에서처럼 판매촉진을 위해 장려금을 일괄 지급하거나 판매량에 따라 합리적인 차등하는 경우는 위법사항이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휴대폰 산업 붕괴 주장은 논리적 비약"
 
미래부는 투명한 장려금 지급으로 제조업 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과도한 논리적 비약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나라는 이미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판매량이 감소하는 추세로,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법 때문이라는 것은 억측이라는 주장이다.
 
홍진배 과장은 “제조사들은 모두 글로벌 플레이어로 국내매출이 3% 수준이고, 나머지 97%는 해외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이 법은 보조금 금지법이 아니라 보조금이 투명하고 부당한 차별없이 지급되도록 하는 것이므로 시장이 위축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일률적인 단말기 설정을 강요해 가격차별을 금지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출고가와 보조금 등을 공시하도록 하는 것일 뿐, 출고가 자체의 가격차별과 시기별 출고가 조정 등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홍 과장은 “제조사가 공시와 일률적인 가격설정을 혼동한 것”이라며 “미국같은 경우 전국을 조사해보니 가격 차이가 11% 났다. 보통 이 정도를 통상적인 비즈니스 관행이라고 얘기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처럼 200%, 300% 차이나는 것은 가격전달체계가 왜곡된 시장실패”라고 말했다.
 
◇“후발·중소 제조사에 도움된다”
 
미래부는 후발 제조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대형 제조사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교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유통구조가 유지된다면 후발 제조사나 중소 제조사는 공정한 경쟁 자체가 불가능해 특정 업체에 집중되는 문제점이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기형적인 단말기 유통구조가 ‘프리미엄폰’ 위주의 시장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홍 과장은 “작년 기준으로 국내 단말기 평균가는 세계 1~2위 수준이고, 단말기 교체주기도 16개월로 세계에서 가장 짧다”며 “보조금 지급을 음성적으로 고가 요금제 가입과 연계·사용시킴으로써 소비자의 통신 과소비도 초래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부는 해당 법은 해외 제조사에도 예외없이 적용되며, 현 보조금 제한선(27만원) 조정 여부는 법 개정과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AT&T사의 단말기 보조금 공시 사례. (사진제공=미래창조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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