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영 한화케미칼 와이어앤케이블팀 매니저(사진=양지윤 기자)
[여수=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XLPE는 생산규모도 작고, 시장 점유율도 낮고, 한마디로 변방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조영영 한화케미칼 와이어앤케이블팀 매니저는 요즘 사내 동료들로부터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이 지난 7월 네이버와 제휴해 브랜드 웹툰 '연봉신'을 선보인 이후 "당신이 연봉신의 주인공이 아니냐"는 질문이 끊이질 않고 있는 것.
웹툰 주인공 연봉신이 속한 기능성소재개발부는 그가 몸담고 있는 와이어앤케이블팀에서 착안했다.
초고압케이블의 절연체와 피복 소재를 다루는 부서라는 것 외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갓 출범한 신생 조직. 와이어앤케이블 생산팀은 지난해 3월 원료가 되는 LDPE 사업부에서 독립했다. 여수 화학공장 내에선 가장 막내인 셈이다.
연봉신과 다른 점이 있다면 와이어앤케이블팀에 대한 회사의 관심도다. 웹툰 속 기능성소재개발부는 그야말로 깍뚜기 신세다. 부서원은 이나노 팀장과 연봉신 단 2명. 주인공 연봉신은 기획안 작성용 용지가 없어 택배 배달원으로 위장, 타 부서에서 용지를 공수해야 할 정도로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
그에 비해 실제 와이어앤케이블팀은 회사의 미래 먹거리를 담당할 주역으로 지목되며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다. 방한홍 한화케미칼 사장은 유화사업 부문장 시절 와이어앤케이블 공장 증설을 적극 추진할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와이어앤케이블팀 출범과 함께 LDPE 사업팀에서 자리를 옮긴 조 매니저의 감회는 남다르다. 일개 과에 불과했던 조직이 팀으로 격상되는 것을 지켜보며 회사의 기대가 결코 적지 않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믿음은 책임으로 이어졌다.
와이어앤케이블팀은 현재 생산 교대조 6명과 엔지니어 4명, 이물 등을 검사하는 품질 담당과 포장전담 인력이 각각 8명과 12명 등 인력 규모로 보면 단출하다. 그러나 사기만큼은 어느 부서 못지 않다. 가족적이기까지 해 동료애 또한 짙다.
조 매니저는 "아직 생산 능력과 인력 규모가 작지만 회사에서 비전을 가지고 새로운 팀을 발족시켰다는 점에서 조직원들이 사기가 충만해 있다"면서 "이러한 자긍심 덕분에 팀원들 사이에선 합심해서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전했다.
부담도 적지 않다. 한화케미칼은 외형상 스웨덴 보레알리스와 미국 다우케미칼에 이어 업계 3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XLPE 공급능력은 2위 다우케미칼의 절반 수준에 머물 정도로 격차가 상당하다. 2등을 자극할 정도로 의미 있는 3등이 되는 게 와이어앤케이블팀의 당면 최대 과제인 셈이다.
그래서 그는 틈날 때마다 업계 1위 보레알리스의 기술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궁금해 한다. 보레알리스보다 한 차원 높은 기술로 도약하는 게 그의 간절한 바람이기 때문이다.
조 매니저는 와이어앤케이블 분야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제조공정에 대한 연구개발 과정을 꼽았다. 경쟁사의 공법이 베일에 가려져 있는 데다 라이센싱까지 없어 와이어앤케이블 사업을 진행하기란 그야말로 '장님 코끼리 만지기'나 마찬가지였다.
조 매니저는 "경쟁사의 제조공정이 공개되지 않아 엔지니어들이 발 벗고 나서 관련 기술을 직접 모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자체 기술 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고서야 겨우 최적화된 제조공법을 찾아냈다"고 소회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관련 산업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LDPE를 비롯해 와이어앤케이블에 대한 화공학도의 각별한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이제 막 성장하는 분야이다 보니 그간 다른 화학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졌다"면서 "연봉신을 계기로 화공학도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좌충우돌하는 연봉신은 대한민국 화학산업의 미래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