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간 SK그룹 '횡령' 사건, 사법부 최종 판단은?
최 회장 형제, 상고장 제출..심리미진·'진술 신빙성' 주장
파기환송 가능성·형제간 유무죄 달라질지에 '주목'
2013-10-04 16:25:12 2013-10-04 16:35:15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뉴스토마토 DB)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SK그룹 횡령 사건이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SK(003600)측은 대법원 상고심에서 최태원 회장의 사건이 파기환송 되게끔 이끌어내 다시 한 번 사실심인 2심 재판부의 심리를 받아보겠다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변호인측은 핵심증인의 증언을 듣지 못했다는 '심리 미진'사실을 부각하는 한편, 유죄의 근거가 된 김준홍 전 베넥스 대표 '진술 신빙성'을 문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4일 대법원에 따르면 최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은 지난 2일 서울고법에 상고장을 냈다.
 
◇"김원홍 증인신문 필요성" 부각할듯
 
횡령 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의 증인심문 여부는 지난 5개월간 공판 내내 중요한 변수였다. 세 번의 변호인측 변론재개 신청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SK측으로서는 항소심 선고 전날 국내로 송환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 전 고문의 진술을 법정에서 듣지 못했다는 점을 대법원에서 강하게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결문에서도 김 전 고문의 투자 제안에 따라 최 회장이 문제의 '펀드 선지급' 결정 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만큼 , "송금 사실은 김 전 고문이 속인 것"이라는 반론이 예상된다.
 
게다가 김 전 고문은 현재 검찰 수사 과정에서 "450억원은 최 회장 형제와는 관련 없는 돈"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알려져, 이 부분은 SK측에도 유리한 부분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재판 초기 무렵만 해도 김 전 고문의 증인채택 필요성을 언급했던 재판부가 선고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증인심문 필요 없다"는 입장을 굳힌 이유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결정적으로 재판부의 마음이 바뀐 데는 그가 제출한 '녹취록' 비중이 크다.
 
이미 여러번 재판부는 "최 회장 형제 등과 통화한 녹취록 만으로도 그의 입장을 알 수 있고, 그의 진술이 반드시 최 회장에 유리할 것이란 보장도 없다"며 증인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김 전 고문의 '부적절한' 인간됨을 판결문에서도 상세히 설명해 놓았다. 즉 김 전 고문의 증인신문 없이 판결을 선고해도 무리가 없다는 게 재판부의 입장이었다.
 
또 대법원이 심리미진을 이유로 파기환송 하는 경우가 적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미 1심과 2심을 거친 사실관계를 정리해온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나서서 심리가 더 필요하다는건 뿌리를 흔드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홍 진술의 신빙성·최재원 '허위자백' 판단
 
'검찰 수사·1심 재판내용'과 다른 김 전 대표 진술에 대한 신빙성과, 1심때 유죄를 주장했던 최 부회장의 '허위자백'에 대한 판단은 유무죄를 가리는 중요한 변수다.
 
이 때문에 매주 하루종일 집중심리로 이뤄진 재판에서 재판부는 최 회장 형제가 아닌, 김 전 대표를 직접 10여차례 넘게 하루종일 집중 신문하면서 사실관계를 파악해 나갔다.
 
재판부는 최 회장 형제 못지 않게 사건의 실체를 잘 알고 있는 당사자로 그를 지목했다.
 
선고 당일에도 재판부는 "신빙성이 있는 김 전 대표의 진술 만으로도 최 회장의 혐의는 유죄가 가능하다"면서 뒤바뀐 진술을 문제 삼는 변호인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 전 대표가 SK측 '대응책'에 따라 최 회장 형제를 보호하려고 거짓 진술을해왔기 때문에, 항소심 진술과 일치하지 부분이 상당 부분 있어도 수긍이 간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변호인측은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이 틀렸다고 대법원에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수사를 받는 김 전 고문이 "김 전 대표와의 개인적인 금전거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그를 증인신문 한 이후 김 전 대표의 진술 신빙성 여부을 판단해 보자는 것이다.
 
최 부회장측 '허위자백'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진실한 자백"이라고 봤지만, 변호인 측으로서는 "형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의 자백이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자백의 진정한 동기'가 필요하다.
 
◇'법정구속' 최 부회장 '자백 동기 진정성' 관건
 
앞서 재판부는 '법률 대리인의 조력을 받은 SK그룹 총수 형제가, 둘 다 죄가 없는데도 굳이 한 명이 '유죄'를 입증하려고 혐의를 자백한다는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 수사과정부터 1심 재판, 그리고 항소심 판결 전까지 핵심 피고인들의 뒤바뀐 진술과 주장, 공범의 갑작스런 전격 국내 송환 등을 거치며 항소심 재판은 종지부를 찍었다.
 
최 회장의 사건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될지, 항소심 판단이 그대로 유지될지 주목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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