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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분할지급 방침에 38만 설계사들 뿔났다
14일 금융위 앞에서 항의집회 열어
2013-10-04 10:41:23 2013-10-04 10:45:09
[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금융당국이 보험설계사 수수료 분할 지급 확대방안을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입법예고안을 내놓으면서 설계사들이 들고 일어났다.
 
현재 보험계약으로 받는 보험설계사들의 수수료 수익이 20~50% 이상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보험대리점협회 150여명이 14일 금융위원회 앞에서 보험설계사 수수료 분할지급 확대방안 철회를 요구하는 항의집회를 벌인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7일 보험설계사들이 계약 초기에 받는 수수료 비율을 낮춰 고객이 받는 해지환급금 지급비율을 높이는 방안의 보험업법 감독규정 개정안을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고 입법예고 했다.
 
금융당국이 개인연금 활성화를 위해 설계사 수수료에 손을 댄 것이다.
 
저축성보험 계약체결 비용(판매 수수료 포함) 가운데 보험설계사에게 계약초기에 지급하는 수수료 비중을 현행 70%다.
 
하지만 이 개정안에 따르면 2014년 60%, 2015년 50%까지 단계적으로 낮춰 해지환급금 지급 비율을 개선한다는 것.
 
금융당국은 현재 70%를 초기에 지급하는 것을 50%까지 낮추고 나머지 50%는 7년 동안 계약을 유지했을 때 단계적으로 받을 수 있게 돼 설계사들이 받는 수수료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보험계약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기 때문에 결국 보험설계사들의 소득감소로 38만명의 보험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서민들의 피해로 돌아간다며 반발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계사의 잘못으로 보험계약 해지하는 경우도 있지만 고객들의 사정상 해지하는 보험 건수도 많다”며 “현재 받던 설계사 수수료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정덕형 대리점협회 경영기획팀장은 “보험설계사들은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쉬워 대부분 가정 주부들이나 퇴직한 사람 등 서민들이 많은데 이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서민경기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리점협회는 이 개선안이 철회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항의집회 등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정덕형 팀장은 “정부가 개인연금활성화를 위한 복지정책을 내놔야 하는데 손쉽게 설계사들의 수수료 감축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것이 납득이 안된다”며 “내년 1월 개정안 시행전 규제개혁위원회까지 가더라도 철회하는 방안이 받아들여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과 보험설계사 간의 협상의 여지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무조건적인 철회만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38만명 보험설계사들이 시장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적절한 시간과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 관계자도 “원만한 협의를 통해서 제도개선 취지가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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