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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 운임지수 상승은 남의 얘기
2013-09-21 11:00:00 2013-09-21 11:00:0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최근 들어 운임지수 상승 등 해운업 불황이 바닥을 찍었다는 장밋빛 전망이 잇따르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해운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이 낮은 가격으로 친환경 고연비 선박을 연이어 발주하고 상위 대형 선사들이 연합체를 구성하는 등 해운업 회복을 대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해운업계는 자꾸만 지연되는 정부 지원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상환하기에도 정신이 없는 상황이다.
 
운임지수가 오르고 회복세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발표돼도 푸념이 나오는 이유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원자재를 주로 운반하는 벌크선 시황인 BDI지수는 16일 기준 1651을 기록했다. BDI지수가 1600포인트를 넘은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20개월만이다. 업계가 추산하는 손익분기점인 2000포인트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긍정적인 전망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케이프 사이즈급 벌크선 운임(BCI)의 경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BCI는 지난 2일 2263포인트에서 16일 3480포인트로 2주 만에 1000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보통 9월부터 11월까지 연말 및 성탄절 성수기 효과로 물동량이 증가하는 시즌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평년 수준을 넘는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같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내 벌크 선사들에게는 온기가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국내 1위 벌크선사인 STX팬오션(028670)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선박을 매각했다.
 
STX팬오션은 지난달 보유 중인 6700대급 자동차운반선 3척을 현대글로비스에 매각키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매각금액은 1770억원이다.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운반선 1척도 조만간 매각을 완료하고 앞으로는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에만 주력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르면 내달 중으로 최대 30%에 이르는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벌크선사 2위인 대한해운(005880)은 결국 중견그룹인 SM그룹에 매각됐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해운업계 불황으로 지난 2011년 1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대한해운은 올 1월 한 차례 매각에 실패한 이후 이번에 새로운 주인을 맞게 됐다.
 
SM그룹은 대한해운을 유상증자 1650억원과 회사채 500억원 등 총 2150억원에 인수한다. 17일 본계약이 체결됨에 따라 앞으로 1개월 내 인수대금이 납입되면 대한해운은 2년여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할 전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해운업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가기간산업인 해운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구체적인 정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운임지수 상승 등 여러 해운업 호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해운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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