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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重 해외매각 ‘산넘어 산’
2009-02-01 17:29:00 2009-02-01 17:30:20


C&중공업 해외매각을 두고 채권단끼리 동상이몽을 꿈꾸고 있다.

매각이라는 동일한 전제를 두고 메리츠화재는 인수한 선수환급보증(RG) 보험의 손실 최소화, 우리은행은 제대로 된 매각가격을, C&중공업은 경영정상화를 외치면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서로에게 최우선인 측면을 내세우다 보니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는 듯한 양상이다.

C&중공업의 최종 운명은 이달 초를 넘어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C&중공업의 최대 채권금융기관인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30일 C&중공업 매각을 위해 해외업체 2곳과 접촉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은행 등 채권단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미국계 펀드 1곳과 일본 투자자금을 기반으로 호주에서 설립된 펀드 1곳으로 전해졌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C&중공업 워크아웃 중단에 대해서 메리츠화재는 ‘부동의’ 의견을 보냈다”며 “퇴출보다는 매각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자체적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의 이 같은 입장은 C&중공업으로부터 인수한 RG보험의 손실을 막고자 하는 목적이다.

RG계약은 수주한 선박이 건조가 되지 않았을 때 보험금을 지급한다. C&중공업이 다른 회사로 인수돼 RG계약을 한 선박이 예정대로 건조되기만 하면 손실을 보지 않는다. 즉 누가 경영을 하든 선박만 만들어지면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퇴출을 결정한 우리은행 등 다른 채권단은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적절한 가격으로 채권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매각에 조심스럽다. 메리츠화재처럼 보증 형태가 아닌 일반 대출채권을 지닌 은행 입장에서는 누가 인수하고 영업을 하는 게 중요하기보다는 제대로 된 가격을 받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협상 중인 곳들이 믿을 수 있는지, 인수의지가 정말 있는지가 중요하다”며“이미 퇴출대상(D등급)인 곳에 대해 제대로 된 값을 쳐줄 수 없다면 오히려 퇴출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고 밝혔다.

채권금융기관 간 이견을 보이면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는 가운데 C&중공업 측은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원하고 있다.

국내든 해외든 일단 원하는 곳이 있다면 매각에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워크아웃 진행 기업들이 다 마찬가지지만 지속적인 경영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경기부양에 나서는 것이 서로 ‘윈윈’하는 방법이라는 것.

C&중공업 관계자는 “은행 측은 담보를 잡고 있으니까 C&중공업에 대해 파산이든 청산이든 자산들이 잡은 담보권의 조속한 회수만 생각하는데 전체적인 산업 입장에서 기업 구조조정은 죽이기가 아닌 살리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매각을 통한 기술유출 우려에 대한 일부 시각에 대해서도 “C&중공업이 조선업체의 선두주자도 아니고 현재 우리 같은 규모와 기술 수준을 가진 해외 조선사도 많은데 기술유출까지 운운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C&중공업은 해외수주가 30억달러 정도 되는데 현재 한진해운이 필리핀 수비크만에, STX는 중국 다롄에 조선소를 건설 중인 것처럼 해외자본과 서로 윈윈하는 것은 좋은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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