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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식의인터넷뒤집기)'네이버 일병 구하기'
2013-08-29 08:05:00 2013-08-29 08:05:00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지금은 네이버에게 그 어떤 때보다 괴로운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독과점 논란과 관련해 행정부와 여당, 언론사가 쏘는 십자포화가 멈출 줄 모르고 있으니까요.
 
특히 얼마 전에는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포털 검색결과에서 광고와 콘텐츠 분리를 강제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해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인터넷업계에서는 이를 시작으로 후속안을 잇달아 나올 것을 걱정하고 있는데요. 고강도 규제의 현실화 가능성, 얼마나 될까요.
 
이와 관련해 이번에는 한가지 흥미로운 분위기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자 합니다. 네이버 편에 서는 세력도 형성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장 먼저 야당이 ‘네이버 일병 구하기’에 나섰습니다. 민주당은 지난 26일 ‘포털규제 논의의 올바른 방향 모색’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보수언론과 정부가 추진하는 ‘네이버 죽이기’는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정부·여당과 주요 언론사가 밀월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공정하게 보도가 이뤄지고 있는 온라인마저 장악될 것을 우려해 야당이 대응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네이버와 다음(035720)은 예전에 “포털이 정치적 편향성을 갖고 있다”는 비판이 일어나자 토론방을 축소하거나 없애버리는 등 조치를 취한 바 있습니다.
 
또 하나 네이버에 힘이 되는 것은 인터넷업계의 여론입니다. 자칫 네이버에 대한 규제가 산업 전반에 적용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죠. 벤처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네이버의 행보에 불만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굳이 법을 통해 해결할 필요가 있겠냐”며 “자칫 역효과만 불러일으킬까 염려스럽다”고 말했습니다.
 
현 규제만으로도 빡빡한데 여기에 추가로 뭔가가 생기면 ‘공멸’이 올 수 있다는 공감대가 생긴 것이죠. 이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가 구글 독과점 논의를 주도하는 미국과 달리 경쟁사인 다음과 SK컴즈(066270)는 오히려 네이버를 지지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밖에도 네이버 또한 나름대로 ‘방어논리’를 세심하게 다듬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최근 들어 네이버가 바짝 엎드린 것으로 보고 있지만 사실 오래 전부터 대응을 준비했습니다.
 
“하이테크 산업에 기존 독점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며, 현 정부가 자칫 추진하는 창조경제 정책에 반할 수도 있다. 해외동향을 봤을 때 시장점유율이 높다는 것은 혁신의 결과물로서 이용자 후생은 높아지고 있다”는 게 네이버의 주장입니다. 꽤 정교해보입니다. 
 
여기에 추가로 상생하는 방향으로 사업태도를 빠르게 전향하는 등 여론의 지지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결론을 내자면 싸움판이 더욱 커져가는 가운데 나름 네이버도 해볼 만한 상황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잠깐 조용한 상태이지만 9월이 되면 국정감사와 규제안 입법화 등으로 논란이 재점화될 전망인데요. 파워게임의 승자가 누가 될 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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