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호 공식 출범..'경제민주화 파고' 최대과제
경제민주화 역풍·동반성장 등 당면 현안 '첩첩산중'
2013-08-21 18:09:18 2013-08-26 16:43:29
[뉴스토마토 양지윤·곽보연기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21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공식 취임하면서 경제민주화 등 당면한 현안에 맞닥뜨리게 됐다.
 
우리나라 최대 경제단체로서의 위상 회복은 물론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입법, 대·중소 동반성장 및 상생 등 눈앞에 놓인 과제가 녹록치 않다.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회원사 모두를 포용하고 이해관계를 조정, 대변해야 한다. 새 정부와의 관계도 중요하다.
 
더욱이 반재벌 정서 등 국민의 따가운 눈초리도 넘어야 한다. 두산그룹을 이끌면서 평사원과도 거리낌 없는 소통을 하는 등 거리감 좁히기에 성공했던 그였지만, 장점인 소통만으로 해결하기에는 녹록치 않은 과제다. 그만큼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소통을 통한 상호 이해는 박 신임 회장의 최대 강점임에 틀림 없어 보인다. 내년 창립 130주년을 맞는 대한상의가 젊은 50대 수장을 선출한 것도 박 회장의 강점인 소통을 통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박용만호가 당면한 가장 큰 현안은 무엇보다 경제민주화다. 특히 재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수렴 기간이 당장 오는 23일까지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라 정부여당으로서도 물러서기 어렵다.
 
박 회장은 이날 취임식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정부에 완화를 요구하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면서 "수정안을 본 뒤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식 자리인 만큼 구체적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러나 경제민주화 입법과 맞물린 통상임금, 화학물질관리법 등에 대해서는 경제계의 입장을 분명히 피력하는 단호함을 보이기도 했다. 갈등을 넘어 반발로 비쳐질 수도 있음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특히 통상임금의 경우 금액 여부를 떠나 기업 생존과 직결된 문제임을 지적하며 "노사가 합의해서 지급해 온 임금체계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 반대의 뜻을 내비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규제에 대한)공감이 전혀 되지 않으면 오해에 따른 반대의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토론과 소통을 통해 유연한 해결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라고 해도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겠지만, 그전에 당사자부터 먼저 설득하라는 얘기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도 그에게 주어진 당면 과제다. 재계 관계자는 "이 대목이야 말로 신임 회장의 강점으로 평가되는 소통력과 조정력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경제단체 중 유일하게 중소, 중견, 대기업을 아우르고 있다. 때문에 골목상권 침해, 대·중소 상생 등 동반성장 문제에 있어서는 회원사별로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대한상의 회장직은 그의 갈등 조정력과 리더십을 확인하는 가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에게 주어진 또 다른 임무는 대한상의 위상 회복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경제계를 대표해 온 대한상의는 그간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재계 맏형 자리를 양보해야 했다. 경제구조가 대기업 중심으로 고착화되면서 재계의 주도권도 자연스럽게 전경련으로 향하게 된 것. 이러한 위상 약화는 내부의 결속력 약화와 사기 저하라는 또 다른 숙제로 이어졌다.
 
한 지역상공회의소 회장은 "20년 전만 해도 대한상의가 중심이 돼 산하 기관에서 업계 조사는 물론 인력 양성 전반을 담당해왔다"면서 "중소기업 관리 기능이 다른 경제단체로 분산되는 등 상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위상이 예전만 못해졌다"고 평가했다.
 
박근혜 정부는 그에게 위기인 동시에 기회다. 한 손에는 경제민주화 칼날을, 다른 한 손에는 중소 대통령의 간판을 들은 터라 적절한 관계를 통해 얻을 것을 얻어내야 한다. 과도한 경제민주화 입법을 적절하게 막아내는 한편 기업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이끌어 내야 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대한상의에 대한 스포트라이트가 부쩍 늘은 점은 긍정적이다. 박 대통령은 올 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출범 뒤 당선인 신분으로 가장 먼저 대한상의를 방문하기도 했다. 압박인 동시에 위상 강화였다.
 
대한상의는 전국 71개 지방상의와 14만 회원사를 거느린 국내 대표 경제단체다. 박 회장은 대화와 토론을 중요하게 여기며 합리적 결정을 이끌어 내는 CEO로 평가된다. 또 강단에 있어서도 둘째라면 서러워 하는 고집도 있다.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나아가 경제계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효자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그에 대한 재계의 기대가 여느 때보다 높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왼쪽)이 대한상의 회장단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대한상의 제공)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