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발 보편복지 논쟁 재점화..진짜 쟁점은?
경기도, 서울시 무상급식 무상보육 중단 위기.."이참에 국고 배분율 재검토해야"
2013-08-19 18:39:28 2013-08-19 18:42:56
[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경기도와 서울시의 무상급식, 무상보육 중단이 가시화 되면서 파장을 낳고 있다.
 
최근 세법개정안이 보편증세 논쟁에 불을 댕긴 데 이어 지자체발 무상교육 문제가 보편복지 논쟁을 재점화시킬 기세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지자체의 재정자립 문제에서 불거진 만큼 정쟁을 지양하고 생산적 대안을 찾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무상급식 지원 중단"..경기도에 무슨 일이?
 
경기도는 최근 두 차례 수정본까지 내면서 내년도 무상급식을 지원하지 못하겠다고 사실상 손을 털었다.
 
경기도는 '내년도 무상급식 예산 삭감관련 경기도 입장'을 통해 "빚을 내면서까지 모두에게 무상급식을 할 수는 없다"며 "부모님들의 깊은 이해와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 드린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는 취득세 거래절벽 장기화에 따른 세수 감소분 6000억원, 경기침체 상시화에 따른 지방소비세, 레저세 감소분 3400억원 등 세수 결함분이 총 9400억원에 달해 저소득층 생계와 관련된 지원을 우선순위에 두고 내년도 무상급식 지원은 보류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는 올해 기준으로 도 내 초, 중학교 무상급식 예산 가운데 12%에 해당하는 860억원을 지원해왔다.
 
경기도 전체 재정규모 16조와 견줘보면 크지 않은 액수지만 실제 가용재원은 2000억원 규모이기 때문에 결코 작은 비율은 아니라는 게 경기도 설명이다.
 
김동근 경기도 기조실장은 19일 라디오인터뷰 등을 통해 "이것은 무상급식에 대한 가치와 철학의 문제가 아니고 재정현실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도 "무상보육예산 바닥"..책임은 누구에게?
 
경기도의 이번 입장 발표가 관심을 모으는 건 다른 지자체에 미칠 파장 때문이다.
 
사안이 조금 다르지만 서울시의 경우 지난 17일부터 "시가 무상보육을 쭉 이어갈 수 있도록 대통령이 약속을 지켜달라"는 내용의 옥외광고를 내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당시 김황식 국무총리가 '지자체의 재정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보육제도 운영 방침을 밝힌 데 따라 무상보육 범위를 전계층으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2013년도 예산을 편성한 상태다.
 
그런데 실상 중앙정부는 20%만 지원하고 서울시가 80%를 부담하는 기형적 구조로 현재 무상보육 정책을 이행하는데 3708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부족한 상태다.
 
서울시는 당장 10월부터 양육수당을 지급할 돈이 없다며 무상보육비 국비 지원 비율을 높이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에 힘을 모아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경기도가 무상급식을 세출 구조조정 대상으로 삼았다면 서울시는 무상보육을 견지하기 위해 정부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번 사안이 간단치 않은 건 기본적으로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자립 문제가 밑자락에 깔린 데다 보편복지 이슈가 중첩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보수진영에선 '이쯤에서 복지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여론에 불을 붙이고 있다.
 
부동산 거래에 따른 취득세가 전체 세수의 절반을 차지하는 지자체 현실에서 취득세 급감에 따른 한정된 재원으로 복지 확대를 꾀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보편복지 줄이자?..정쟁 경계하고 국고 배분율 재검토해야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정쟁으로 비화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충고를 내놓고 있다.
 
심지어 재정자립도 60% 수준으로 지자체 가운데 사정이 나쁘지 않은 경기도가 제일 먼저 무상급식 중단을 꺼내든 것 자체가 다른 꿍꿍이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강득구 민주당 경기도의회 의원은 19일 라디오인터뷰에서 "김문수 지사가 4년 뒤 대선주자로서의 자기 포지션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렇기 때문에 무상급식을 통해서 전국적 이슈의 중심에 서 보겠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운영위원장은 "국고를 중앙과 지방이 3대1로 나눠 갖는 편파적 배분구조에서 문제의 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며 "세원 재배분을 해서라도 정부가 약속한 걸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운영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기간 '무상보육을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정부가 나서 보편복지를 축소하는 식으로 약속을 뒤집는 건 책임 있는 행동이 아니고 지자체 역시 어떤 일 있어도 아이들을 볼모 잡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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