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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매도 '낙관 vs 우려'
"설 이후 증시 수급 좌우할 것"
2009-01-25 14:29:00 2009-01-25 14:29:00
새해 들어 국내 증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프로그램 매매의 향방에 대해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매도 공세가 거의 마무리 단계여서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는 반면 프로그램 매물이 한참 더 쏟아져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견해도 있다.

2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코스피지수가 1228.17로 고점을 찍고 난 후 23일 1093.40까지 100포인트 이상 떨어지는 과정에서 수급 차원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프로그램 매매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가 거셌다고 하지만 8일부터 23일까지 외국인의 주식 매도액은 1조원을 약간 넘는 수준이었다.

반면 이 기간 프로그램 매도액은 1조7000억원에 달해 2조4000억원 가량을 사들인 개인투자자들에 맞서 매도 공세를 주도한 것은 바로 프로그램 매매였음을 알 수 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연말 배당수익을 노리고 증시로 유입됐던 프로그램 매수차익 잔고가 새해 들어 매도 물량으로 전환되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설 이후 증시에서도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와 증시 하락을 부추길 것인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점에 대해서는 그리 걱정할 것이 없다는 견해가 다소 우세하다.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나오기 위해서는 외국인의 선물 매도 공세가 계속돼야 하는데 현재 외국인의 선물 누적 순매도 물량이 사상 최대 수준까지 올라서 있어 그것이 여의치 않다는 지적이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선물 누적 순매도 물량은 현재 3만7000계약 수준으로 역대 최고인 4만4000계약까지 7000계약밖에 남아있지 않아 매도 공세를 펼 여력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승재 연구원은 "외국인이 만약 선물 순매수로 돌아선다면 선물과 현물의 가격 차이에 따라 움직이는 프로그램 매매도 순매수로 돌아서 증시 수급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프로그램 매도 공세의 재개 여부는 철저히 외부 변수에 달린 것으로 그 재개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선물 매도 지속 여부는 철저하게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되느냐 여부에 달린 것으로, 금융위기가 재발한다면 외국인은 선물과 현물에서 동시 순매도에 나서고 프로그램 매매도 순매도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 이후 증시에서도 프로그램 매물은 경계심을 여전히 늦출 수 없는 '감시대상'인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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