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뒤 쫓는 '몰카 변태남' 급증..호기심에 인생 망쳐
단일 혐의 기소 건수만 하루 수십건에 달해
지하철·에스컬레이터 등 사람 붐비는 곳 '조심'
2013-07-10 09:39:51 2013-07-10 09:42:57
[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여성들의 치마 길이가 줄어들자 카메라를 들고 그뒤를 쫓는 변태남의 수가 늘고 있다. 이는 성폭력범죄로 간주되는 중범죄로 경우에 따라 철창 신세를 질 수도 있다.
 
10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본격적인 여름철이 시작되면서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의 뒷모습과 치맛속을 카메라에 담은 혐의(카메라 등 이용 촬영)로 기소되는 남성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카메라 촬영 단일 혐의로 법원에 접수되는 공소장의 수가 많게는 하루에 수십건이다. 법원 관계자는 "카메라 촬영 외에 다른 혐의를 함께 받는 피고인의 수까지 고려하면 재판에 넘겨지는 피고인 수는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메라 한번 들이댔다가..벌금 수백만원
 
변호사 사무실에서 사무장으로 일하던 A씨는 2012년 7월 말 서초역에서 방배역으로 향하는 퇴근길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시간은 저녁 8시를 향하고 있었고 지하철은 퇴근인파로 붐볐다.
 
그는 열차와 대합실, 승강장에 있는 여성들의 모습을 자신의 휴대전화에 담기 시작했다. 하나같이 짧은 치마와 바지를 입은 여성들의 모습이었다. 서초역에서 사당역까지 이동하는 10여분간 카메라는 여성들을 향해 있었다.
 
주위사람들의 신고로 지하철 경찰대에 잡혀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법원은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고 그의 휴대전화를 몰수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카메라 등을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촬영 미수에 그쳐도 처벌받아
 
대학생 B씨는 2011년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상행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탄 짧은 치마를 입은 20대 여성을 뒤따랐다. 그는 동영상 촬영기능이 있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여성의 치마 밑으로 들이밀었다. B씨의 검은손이 촬영 버튼을 누르려는 찰나, 모든 상황을 목격한 지하철 경찰대 소속 정모 경관은 B씨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B씨는 당당했다. 그는 "사진을 보려고 카메라 기능을 켠 것"이라며 휴대전화를 내밀며 "녹화된 영상이 있나 보라"고 발뺌했다.
 
그러나 법원은 B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지하철 경찰관의 증언과 B씨의 진술을 토대로 동영상촬영을 시도한 사실을 인정하고 "구성요건 실현을 위한 직접적인 행위가 개시돼 실행에 착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는 B씨의 경우처럼 카메라 촬영 범죄가 미수에 그치더라도 처벌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동종범죄 전력·누범 경우 징역형도 선고
 
그날도 C씨는 출근길 지하철역에서 뭇여성의 치맛속 팬티와 허벅지, 다리 부위 등을 카메라로 찍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달 동안 카메라에 담은 여성의 수만 56명이었다.
 
C씨가 검거될 당시 그의 손에는 조그마한 이동식 저장장치(USB)가 들려 있었다. USB를 가장한 영상녹화 기능이 탑재된 카메라였다. 그는 손목시계 캠코더를 이용해 몰래 카메라를 찍기도 했다.
 
법원은 C씨에게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C씨가 비슷한 범죄 전력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기 때문이었다.
 
재판부는 "동종 범죄로 벌금형의 선처를 받았음에도 다시 계획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여성들을 촬영한 점에 비춰 죄질이 불량해 실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또 "범행 회수가 수십 회이고, 범행이 장기간에 이뤄진 점도 양형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비슷한 혐의로 기소된 D씨도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뒤 누범기간에 유사한 범죄행각을 벌인 게 이유였다.
 
법원 관계자는 "특수한 장비를 이용해 촬영을 시도했다고 해서 형이 무거워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종전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거나 누범기간 이같은 범죄를 저지르면 실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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