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1분기 타결을 위한 막바지 절충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달 오스트리아 빈에 이어 이달 15∼17일 서울에서 수석대표 간 회의를 가진 양측은 19∼20일 통상장관회담을 개최해 한.EU FTA의 실질적 타결에 나선다.
양측은 자동차, 원산지, 서비스, 지리적 표시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이번 장관급 회담에서 이견을 좁힌 뒤 8차 협상에서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다.
◇ 장관회담서 실질타결 추진
2007년 5월 서울에서 제1차 협상이 개최된 이후 양측은 브뤼셀과 서울을 핑퐁처럼 오가며 공식 협상을 벌였다. 지난 해 5월 브뤼셀에서 열린 7차 협상까지 잔가지 치기를 끝낸 양측은 서울에서 개최될 8차 협상이 마지막 협상이 되도록 한다는데 합의했다.
핵심쟁점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양측이 택한 방법은 고위급 회담. 양측은 지난해 8월 서울에서 제1차 확대수석대표 간 협상을 열어 상품양허, 자동차 표준, 원산지 등 3개 핵심쟁점을 일괄타결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지난달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2차 수석대표 간 협상에서는 상품양허를 비롯한 주요 분야에서 진전을 이루고 1월 한.EU 통상장관회담을 개최해 협상의 실질적 타결을 추진키로 했다.
안호영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은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수석대표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어느 분야의 진전이 있었다고 말하기는 이르지만 장관들이 만나서 논의할 정도로 좁혀졌다는 것은 틀림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장관회담을 앞두고 이혜민 FTA 수석대표와 이그나시오 가르시아 베르세로(Ignacio Garcia Bercero) EU측 수석대표는 이미 지난 15∼17일 별도 수석대표 간 협의를 실시하고 장관회담에서 주고 받을 마지막 패키지를 조율했다.
양측은 19일 오전 개회식을 시작으로 이틀 간 3차례에 걸친 장관회담을 개최한 뒤 그 결과를 20일 공식 발표한다.
양측이 핵심쟁점에 대해 실질적인 타결을 이룰 경우 빠르면 2월께 제8차 협상을 개최해 한.EU FTA 타결을 공식 선언하게 된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1분기 내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자동차.원산지 등 4∼5개 핵심쟁점 절충
현재 한.EU FTA 협상에서 남아있는 쟁점은 ▲자동차 관세양허 조건 및 기술표준 ▲상품 양허 ▲특혜관세 대상을 결정짓는 공산품 원산지 규정 ▲금융.법률.환경 등 서비스 ▲지리적 표시 등 크게 5개 정도로 분류된다.
한미 FTA 때와 마찬가지로 자동차 분야는 이번 협상에서도 가장 큰 쟁점이 되고 있다.
EU 측은 지난해 5월 브뤼셀 7차 협상 때까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철폐기한을 공산품 가운데 가장 긴 7년으로 설정하는 고집을 부렸고 이후 차종별로 좀 더 단축하는 대안을 제시했지만 '즉시 철폐'를 원칙으로 하되 늦어도 3년 내 모두 관세가 없어져야 한다는 우리측 요구와는 거리가 멀다.
EU는 유럽산 자동차의 안전기술 등 기술표준에 대한 한국의 수용을 관세철폐와 함께 요구하면서 대립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EU측도 자동차산업이 만만치 않아 예민한 부분이 없진 않지만 전반적으로 어느 쪽으로 가자는 방향에 대해 서로가 얘기를 나누고 있기 때문에 크게 무리없이 상호 이익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표준과 관련해서는 "우리 기준도 많은 것을 EU쪽에서 따온게 있어 유사한 부분이 많지만 다른 부분도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를 유사하다고 봐야할지가 문제다. 굉장히 기술적인 부분이다"면서 "그 부분도 서로가 절충할 폭은 나와있으며 마지막에 장관끼리 말하면 충분히 (합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공산품 원산지 기준도 양측의 이해관계가 팽팽히 대립하는 분야다. 원산지 규정이 까다롭게 규정되면 세계 최고 선진국부터 개발도상국까지 27개국이 모여 부품.원자재의 역내 조달비율이 높은 EU에 비해 우리나라가 크게 불리해진다.
7차 협상 뒤 EU가 상품 원산지 판정시 역내산 부가가치 비율과 세번 변경기준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는 기존 방침에서 물러서 두 기준을 선택적으로 적용하기로 한 데 대해 일각에서는 "큰 진전"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다른 쪽에서는 "오히려 원산지 기준이 후퇴한 품목이 있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밖에 법률.금융 등 EU측이 뚜렷한 강점을 갖고 있는 서비스 분야에서도 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EU와 "한미 FTA 이상 수준은 안된다"는 우리측과의 의견 절충 문제가 남아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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