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들어 경제관료들의 입에 온통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경제지표들이 급락하기 시작하면서 경제부처 고위관료들이 연착륙 유도 차원에서 틈날 때마다 미리 시장에 언질(?)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들어 정부당국 고위관계자들이 주요 경제지표를 예견하는 사례들이 종종 목격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이 통계지표를 예상하는 경우는 흔치 않으며 특히 부정적인 지표를 예견하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오늘 일자리 관련 지표가 발표되지만 첫소식부터 어두울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는 실제로 참담했다. 지난해 12월 신규 고용은 1만2000명 감소해 5년2개월만에 마이너스로 반전됐다. 특히 마이너스라는 수치가 주는 지표 쇼크가 컸다.
13일엔 김동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민생안정차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 경제는 기상도로 설명하면 잔뜩 흐리고 곳곳에 눈보라가 예상되고 있다"며 "실물경제가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15일엔 배국환 기획재정부 제2차관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2%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을 제기했다. 배 차관은 "올해 경제 침체 가속화가 예상된다"며 "한국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기관의 전망보다 추가 침체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성장률 예상치는 2.0%, IMF는 2.0%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1%대 성장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정부의 공식 성장률 예상치가 3% 내외이므로 배 차관의 발언은 이례적이다.
사실 이미 작년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4%로 추정된다는 보도가 있었고 올해 1분기 역시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재정부 고위 관료들이 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실제 성장률이 심각하게 추락할 경우 예상되는 시장의 혼란을 막고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위한 여론을 형성하자는 의도도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연구위원은 "경제 관료들이 부정적인 지표를 미리 귀띔하는 것은 쇼크를 중화해 시장 참여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한 차원"이라며 "특히 최근처럼 경기 하락 속도가 가팔라지기 시작하는 시점에선 이런 형태의 경고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