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개각이 늦어지면서 각종 설(說)이 난무하고 각 부처 인사 실무자들도 내부 인사의 갈피를 잡지 못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금융위기 시점인 지난해 9월부터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기 시작한 개각설이 해를 넘겨 계속되면서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급기야 청와대는 지난 13일 설 전에 개각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꼬리에 꼬리를 문 설은 끊임 없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장관이 바뀌는 것으로 알려진 부처에서는 인사 수요가 있음에도 인사 담당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포스코 회장에 내정됐다는 설이 나오기 무섭게 14일 이구택 포스코 회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유는 따로 있지만 '오비이락(烏飛利落)'이라고 하기엔 시기가 너무나 절묘하다.
재정부 장관 이후 강 장관의 '자리'에 대한 궁금증이 세간에 회자된 것은 어제오늘이 아니지만 이처럼 구체적으로 언급된 것은 처음이다. 현재로선 설에 불과하지만 현실화될 경우 낙하산 인사에 대한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불거진 전·현직 국세청장 부인들의 미술품 논란도 늦어지는 인사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 관가의 정설이다. 인사가 늦어지면서 불만을 품은 세력들이 사정기관에 직접 투서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날 박병원 청와대 수석의 우리금융 재직시절 청탁의혹이 별안간 제기된 것도 관가에서는 동일 선상에서 파악한다. 다음은 누구 차례가 될 것인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관가에서는 한상률 국세청장의 교체는 불가피하다고 본다. 후임 청장에는 허용석 관세청장이 유력하다는 하마평이 벌써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6~8명 정도의 후보군에 대해 검증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서 승진한 두 명의 청장이 모두 의혹에 휩싸였으니 이번에는 외부 인사를 수혈할 것으로 보고 재정부 세제실장을 거친 허 청장을 0순위로 꼽는다.
재정부의 경우 김동수 1차관의 증권거래소 이사장 내정과 함께 배국환 2차관의 교체설이 보도되자 후임 차관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허경욱 청와대 비서관을 비롯해 곽승준 전 청와대 수석, 허용석 관세청장, 김대기 통계청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문제는 장·차관이 교체되지 않으면서 1급을 비롯한 간부급에 대한 인사도 자동적으로 뒤로 밀려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데 있다.
장·차관의 의중에 따라 간부급 인사가 이뤄져야 하지만 떠나는 장·차관이 인사를 해놓고 떠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인사 담당자들은 더욱 답답하다. "인사 어떻게 되느냐"는 언론과 직원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
정부 부처의 한 인사 담당자는 "내가 인사를 맡고 있으면서도 다른 간부들에게 인사가 어떻게 되느냐고 묻는 실정"이라며 "빈 자리가 있으니 인사는 해야겠고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재정부의 한 간부는 "재정부는 국장급 공석이 여럿인데 언제까지 공석으로 갈지 모르겠다"며 "장관이 바꾸기 전에는 마음을 다잡고 일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연일 '속도전'을 강조하며 공무원을 휘몰고 있지만 정작 공무원들은 일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들었다.
한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의 인사스타일이 지나치게 신중한 것 같다"면서 "장고 끝에 악수를 두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 just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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