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은 옛말..추락하는 '金펀드'
2013-06-25 15:39:36 2013-06-25 15:42:42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금 가격의 추락이 심상치 않다. 금이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라는 오랜 상식이 깨지면서 금 가격을 추종하는 금펀드의 수익률도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양적완화(QE3) 조치 종료 언급과 중국의 그림자금융 문제 등이 겹치면서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겪고 있는 가운데 경기침체 여파로 상품가격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금 가격의 상승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어 금펀드에 대해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라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金펀드,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 -23.44%..金 장점 '無'
 
2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금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기준일 24일)은 -23.44%를 기록하고 있다. 테마 유형 가운데서는 가장 부진한 성과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 -6.40%, 해외주식형펀드 -7.13%의 수익률로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개별 펀드별로 살펴보면 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부진이 눈에 띈다.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주식)(H)(A)의 3개월 수익률이 -33.50%로 가장 부진했다. 그 뒤를 IBK골드마이닝증권자투자신탁[주식]A(-29.17%), 신한BNPP골드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C-i)(-29.49%) 등이 이었다.
 
금 관련 주가지수펀드(ETF) 상품에 주로 투자하는 재간접형이나 금선물에 투자하는 파생형 펀드들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삼성KODEX골드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금-파생형]의 3개월 수익률은 -20.4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KB스타골드특별자산투자신탁(금-파생형)A(-20.35%), 미래에셋인덱스로골드특별자산자투자신탁(금-재간접형)종류C-e(-19.66%), 이스트스프링골드리치특별자산투자신탁[금-파생형]클래스A(-19.07%)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금펀드가 부진한 성과를 나타낸 것은 금이 가진 장점이 모두 사라지면서 금 가격이 급락한 영향이 크다.
 
일반적으로 대표적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금은 달러화와 대체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즉,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금 가격은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물가가 안정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 종료 우려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금 가격이 곤두박질쳤다.
 
실제로 지난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금 가격은 하루만에 88달러(6.4%) 급락한 온스당 12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 가격이 온스당 130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0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이석진 동양증권 연구원은 "금이 가진 장점이 모두 사라지면서 금 가격이 급락했다"며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사라진 가운데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우려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점이 금 가격 하락를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도 "물가가 안정되는 가운데 금리가 오르고 있어 금 대신 예금이 더 주목받고, 인플레이션 수단으로서 금의 장점이 사라지고 있다"며 "주식시장도 좋지 않아 투자자산으로서도 금이 외면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이 금을 팔아 빚을 갚을 준비를 하고 있는데다 상품시장의 큰 손인 헤지펀드가 금 시장을 이탈한 점도 금펀드의 수익률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연구원은 "키프로스 등 유럽 국가들이 재정 빚을 갚기 위해서 금을 팔수 있다는 시그널을 내비쳤다"며 "조지 소로스 같은 헤지펀드 거물들도 금 시장을 빠져나가면서 금 가격 하락에 힘을 보탰다"고 설명했다.
 
◇金펀드, 투자권유 목록에서 제외..금 관련 DLS가 유리
 
문제는 금펀드에 대한 향후 전망마저 어둡다는 점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 종료 우려와 달러 강세 분위기 속에서 금 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올 연말 금값 전망치를 온스당 1300달러로 기존보다 135 달러, 9.5% 하향 조정했다.
 
프랑스계 투자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도 보고서를 통해 금 가격이 올 4분기에 온스당 1200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금 가격의 하락을 점치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금펀드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오히려 금펀드보다는 금 가격이 일정 수준으로 빠지지 않을 경우 원금을 보장하면서 조건 충족 시 수익을 내는 금 관련 파생결합증권(DLS)가 유리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황진수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부 팀장은 "금 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낮아 수급에서도 금 가격에 불리한 상황"이라며 "시장 상황을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지만, 금 투자의 매력도가 떨어져 몇 개월부터 투자 목록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배 연구원은 "금 가격이 오를 수 있는 모멘텀이 없어 보이는 가운데 실질금리는 오르고, 자산의 변동성은 커지고 있어 금펀드에 대한 매력도가 내려갔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굳이 금과 관련된 투자를 하려면 금펀드보다는 금 가격 하락을 반영하는 DLS가 지금 시점에서는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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