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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3주년)②용을 꿈꾸는 도마뱀, 티켓몬스터의 등장
2013-06-11 16:43:17 2013-06-11 16:46:21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현 벤처업계에서 신현성 대표의 위상은 동년배 중 최고라고 봐야겠습니다. 소셜커머스 ‘아이콘’이자 가장 유명한 청년창업가로 통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도 지난 2010년에는 무작정 꿈만 갖고 한국에 들어온 교포 젊은이에 불과했습니다.
 
신 대표의 과거를 잠깐 살펴보면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라다 9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갑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이른바 ‘명문가 자제’이기도 한데 이는 나중에 적지않은 논란거리를 제공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표하고 있는 만큼 다음 기회에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 초창기 티켓몬스터 홈페이지 (사진제공=티켓몬스터)
 
신 대표는 펜실베이니아 대학에 진학을 하고, 두 번의 창업과정에서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흥미를 가지게 됩니다. 졸업 후에는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에 근무를 하면서 컨설턴트로 활동합니다. 이때 경험은 나중에 시장을 분석하고 직관적인 전략을 펼치는 데 꽤 도움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다 그는 문득 창업을 결심합니다.
 
“높은 연봉을 보고 금융권에 왔지만 주니어로서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더라. 그래서 지금 사업을 하지 않으면 정말 후회할 것 같아서 질러버렸다. 부모님께 실패하면 금방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출국한 것이다.”
 
신 대표와 마찬가지로 김범석 쿠팡 대표나 황희승 그루폰 창업자 또한 공부는 미국에서 했는데 막상 사업은 한국에서 한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아마도 신흥시장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 IT업종만큼은 세계적 경쟁력과 잠재력이 있다는 점, 동아시아 중심에 위치하며 글로벌사업을 추진하기에 좋다는 점 등 여러 모로 좋은 환경을 눈여겨봤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미국에서 쌓은 실력과 인맥을 더하면 더욱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실제 미국 많은 기업에서 아시아 지역에서 비즈니스 경험을 갖는다는 것은 임원으로 승진하기 위한 필수코스가 됐습니다.
 
신현성 대표는 지인의 소개로 김동현, 신성윤, 권기현, 이지호 등 또래 창업멤버를 만나게 되고, 소셜커머스 사업을 시작합니다. 모든 스타트업이 그렇듯이 초반에는 좌충우돌이 많았다고 합니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당시 소셜커머스를 이해하는 사람이 없어 영업이 잘 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 신현성 대표(가장 왼쪽)와 창업멤버 4인방 (사진제공=티켓몬스터)
 
그는 진지하게 “아이템이 이상한 것일까, 영업을 못해서일까” 고민하다가 후자가 답이라고 생각하고 ‘명함을 파는’ 등 한국적 접근을 시도합니다. 그리고 여러 차례 도전한 끝에 결국 딜을 성사시킬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사업은 입소문을 타며 승승장구했고, 심지어 트래픽 과다로 사이트가 마비되는 일도 생깁니다.
 
“광화문에 있는 '사까나야'라는 주말부페 이용권에 대한 제휴계약을 따냈어요. 자정에 자료와 함께 딜을 올리고, 4시까지 홍보를 했죠. 10시에 일어나서 확인을 하니 놀랍게도 900명이 넘게 구매를 한 것이에요. 새로고침을 할 때마다 구매자는 30명씩 늘고 있었죠.”
 
하지만 어느 정도 사업성을 검증했을 뿐이지 여전히 갈 길은 멀었습니다. 이때 티켓몬스터는 하나의 결정적인 모멘텀을 마련합니다. 미디어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은 것입니다. 슬슬 인터넷업계에 ‘T.G.I.F(트위터, 구글, 아이폰, 페이스북)’로 대표되는 IT혁신이 화두가 되면서 소셜커머스 기업 티켓몬스터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됩니다.
 
운 좋게 신현성 대표는 청년 창업가로서 모든 스토리텔링 요소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젊은 나이, 미국 교포, 좋은 학벌과 커리어, 서글서글한 외모, 당당한 태도 등 대중의 흥미를 자극할 만한 요소를 갖췄고, 마치 제 2의 홍정욱을 연상케 했습니다.
 
비록 발음은 어눌했지만 화술도 좋았습니다. 신 대표는 언론과 만나면서 위축되거나 꺼리는 것 없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설득력 있고, 진솔하게 들려줬습니다. 이는 스타 탄생을 고대하는 언론의 니즈와 맞아떨어지면서 강한 화학작용을 일으켰고, 기사는 끊임없이 생산됩니다.
 
이러한 상황에 방점을 찍은 것은 IT업계 최고 권력가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역삼동 사옥을 방문해 유망한 청년 창업가로 알려진 그를 격려한 일입니다. 이로써 신 대표는 한국판 ‘마크 주커버그’가 됐습니다.
 
◇ 티켓몬스터 사옥을 방문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왼쪽에서 세번째) (사진=최용식 기자)
 
경쟁업체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서게 된 티켓몬스터는 기회를 놓치지 않습니다. 열정적인 에너지와 젊은 감각을 앞세워 연달아 딜을 성공시킵니다. 그리고 명실상부 시장 선도자로 거듭납니다. 
 
하지만 이때, 잘 나가는 신현성 대표에게 무시 못할 경쟁자가 나타납니다. 바로 국내 역사상 가장 성공한 온라인게임이라 불리는 ‘던전앤파이터’를 만든 허민 전 네오플 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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