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중기 대통령'..中企 부담지수 작년보다 증가
중기, 조사 이래 3년 연속 부담지수 상승..MB도 朴도 매한가지
2013-06-10 16:07:39 2013-06-10 16:10:48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중소기업이 조세·규제 등 경영활동 전반에서 지는 각종 의무에 대한 부담이 지난해보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으로선 취임 이전부터 표방해온 '중기 대통령'이란 구호가 무색하게 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409개사를 대상으로 ‘2013년도 기업부담지수’를 조사한 결과, 올해 지수는 지난해보다 2포인트 증가한 105로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2011년 처음으로 실시된 기업부담지수는 첫해 101을 기록한 데 이어 이듬해 103을 기록하는 등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기업부담지수 조사는 기업이 경영상 지는 각종 의무에 어느 정도 부담을 느끼는지를 측정하기 위해 만든 수치로, 기준점인 100을 넘으면 부담을 느끼는 기업이 더 많은 것을 의미하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로 해석한다.
 
조세, 준조세, 규제의 3개 부문에 법인세, 부가가치세, 4대보험, 입지·건축규제, 노동규제 등 9개 세부항목이 조사 대상이다.
 
기업부담지수를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부담지수가 105로 동일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추이를 살펴보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부담지수 상승폭이 훨씬 컸다.
 
대기업의 경우 2011년과 2012년 104로 제자리걸음이었던 반면 중소기업은 2011년 98, 2012년 102를 기록하는 등 매년 부담지수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부담지수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박 대통령은 중소기업 애로사항을 '손톱 밑 가시'에 비유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내놓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때문에 중소기업계가 가지는 기대감 또한 컸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중소기업의 부담지수는 이명박 정부에 비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새 정부가 중소기업 현장의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관련 정책이 이들 피부에 체감될 정도의 시간적 여력도 없었던 게 사실이다.
 
권혁부 대한상의 금융세제팀 팀장은 "중소기업은 세제와 경영여건이 대기업보다 열악해 부담지수가 늘어난 것"이라면서 "실질적으로 누릴 수 없는 혜택이 눈에 띄지 않는데다가 조세와 준조세 등의 규제 완화에서 소외됐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지수 증가폭이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기업 역시 이전 정부에 비해 부담이 다소 늘었다. 정부와 정치권이 경쟁적으로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도입한 데 따른 것이라고 대한상의 측은 설명했다.
 
부문별로 보면, 조세부담지수는 지난해보다 1포인트 하락했으나 여전히 기준치(100)를 크게 상회한 111을 기록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법인세(124→122)가 지난해보다 2포인트 감소한 반면, 부가가치세는 6포인트 오른 115를 나타냈다.
 
대한상의는 "국내 조세정책 방향이 비과세·감면제도 정비, 투자세액공제율 인하 등을 추진하면서 법인세 부담지수가 하락했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들은 여전히 법인세를 경영활동의 부담으로 느끼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세제정책에 부담을 느끼는 이유를 묻자 기업들은 ‘국제적인 법인세 인하추세와 다른 국내 세제 방향’(33.5%)을 첫 손에 꼽았다. 이어 ‘세제지원제도의 일몰 적용에 따른 세부담 증가’(31.5%), ‘일감몰아주기 과세 등 경제민주화 관련 규제 신설 및 적용’(27.1%), ‘가업승계의 걸림돌이 되는 상속·증여세제‘(7.8%) 순으로 뒤를 이었다.  
 
준조세지수는 4대 보험(140→133) 부담은 다소 줄어든 반면, 기부금(58→75)이 증가해 전년보다 5포인트 오른 104를 기록했다.
 
규제지수도 작년보다 소폭 오른 100을 기록했다. 세부항목별로는 노동규제가 지난해 120에서 올해 115로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기준치를 웃돌았고, 입지·건축규제(85→95)는 전년 대비 10포인트 상승한 95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비수도권이 수도권에 비해 기업부담지수의 상승폭이 컸다. 비수도권의 경우 지난해 103에서 106으로 치솟은 반면, 수도권은 103에서 104로 부담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비수도권 지수가 매년 높아지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로 지방의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조세와 규제부문에서의 부담이 반영된 것"이라면서 "지방특화산업, 우수향토기업 등에 대한 세제감면 혜택을 확대하고, 지방의 불리한 물류환경, 정보환경 등을 개선하기 위한 규제완화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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