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OCI가 미국에서 태양광 발전소 건립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공급처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선에디슨과 유사한 전략을 구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OCI는 지난해 7월 미국의 'CPS 에너지'와 400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광발전 전력공급계약'을 맺고 태양광 발전소 건립을 시작했다.
이번 계약은 앞으로 25년간 25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실적의 발목을 잡는 공급과잉과 거듭된 판가하락으로 폴리실리콘 사업 부문이 벽에 부딪힌 OCI는 비교적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발전 사업으로 눈을 돌리며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OCI가 태양광 발전 사업에 뛰어들자 시장에서는 안정적 수익처를 확보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일제히 반겼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소 엇갈렸다. 경쟁 업체들에 비해 사업 진출이 늦은데다 태양광 발전 사업에서는 그야말로 무명에 가까운 처지임에 주목하고 지나친 장밋빛 전망은 금물이라는 견해를 피력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OCI가 현재 추구하는 방식이 미국의 선에디슨과 유사한 모델이라고 입을 모은다. 선에디슨은 MEMC가 전신으로, 폴리실리콘을 생산해 계열사인 태양광 발전소에 공급하고 있다.
선에디슨은 폴리실리콘을 생산해 셀과 모듈 업체로 공급하고, 여기서 생산된 태양전지를 자사의 태양광발전소에서 조달하고 있다. 자신들이 생산하는 물량을 다시 자회사로 공급하며 선순환의 고리를 구축한 것이다.
불황의 직격탄을 맞으며 시장 수급상황과 판가하락의 이중고에 시달리는 소재 업체 입장에선 선에디슨의 전략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선에디슨의 사업전략이 침체의 늪에 빠진 태양광 기업들이 참고해야 할 대안임을 인정하면서도, 무비판적인 수용은 자칫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선에디슨은 태양광 발전사업 분야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놓은 덕에 폴리실리콘 수요를 안정적으로 견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선에디슨이 폴리실리콘 제조사의 이름이었던 MEMC를 포기하고, 선에디슨으로 이름을 통일한 것도 발전사업자로서 유리한 입지를 활용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OCI가 태양광 발전 사업에 진출한 것에만 의미를 둘 게 아니라 발전사업자로서의 입지를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OCI가 매출 다변화의 필요성에 따라 MEMC와 유사한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선에디슨은 시스템(다운스트림) 내에서 1위 사업자라는 유리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선순환 구조가 가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태양광 발전사업도 참여 업체 증가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후발업체들이 선에디슨의 사업모델을 벤치마킹 하더라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다가 오히려 유동성 경색으로 역풍을 받을 수 있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할 것"고 말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OCI는 공급한 폴리실리콘이 어디에서, 얼마나 사용되는지 추적하기 힘든 상황이다. OCI의 주요 고객사가 포진한 중국 업체들의 경우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태양광 관련 기업들이 폭넓게 분포돼 있다. 이는 수급 예측이 그만큼 힘들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OCI가 발전소를 건설하고 일정 물량을 자체적으로 소화한다면, 수급전략을 짜는 데 한결 용이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발전소 건립 이후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폴리실리콘 수요도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이 또한 장기적인 OCI의 공급처 다변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OCI가 첫번째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완료했지만, 향후 5년간 진행될 발전소 건립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수 천 억원이 투자되는 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프로젝트 파이낸싱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외 금융업계에서는 태양광 시장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국내 굴지의 대기업의 자금 조달 요청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OCI 역시 태양광 발전 사업에서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여서, 투자 비용조달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유럽과 일본과 같이 발전차액지원제도(FIT)가 있는 국가의 경우 손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미국 프로젝트의 경우 FIT 지원을 받지 못하는 점도 향후 전망을 불투명하게 보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경기 상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FIT가 지원이 된다면 향후 자금을 거둬들일 수 있는 보험이 되기 때문에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OCI 관계자는 "FIT 제도의 지원을 받지 못하지만, 미국의 공기업 CPS 에너지와 전기를 공급하는 장기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다"면서 우려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