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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밤', 1부·2부 통합..시간 늘리기 경쟁 부추기나?
2013-05-29 13:06:06 2013-05-29 13:09:00
[뉴스토마토 김명은기자] MBC가 오는 6월 2일부터 '일밤'의 두 코너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를 통합해 방송한다.
 
'일밤'은 그동안 두 코너를 1부와 2부로 나눠 그 사이에 토막광고(Station Break)를 내보내는 형식을 취했다. 동시간대 KBS '해피선데이'와 SBS '일요일이 좋다'가 각각 두 개의 코너를 연속해 방송해온 것과 차별화를 이뤘다. '해피선데이'와 '일요일이 좋다'의 방송 시간은 현재 100분을 초과한다.
 
이런 가운데 '일밤'이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동시간대 시청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자 MBC가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 두 코너의 통합 편성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요즘 가장 '핫한' 두 코너를 쉬지 않고 연속해 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MBC로서는 흐름이 끊기지 않아 집중도를 더 높일 수 있어 시청률 상승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아빠! 어디가?(사진제공=MBC)
그러나 이에 대해선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 2008년 5월 MBC는 프로그램 시간 늘리기 관행을 개선한다는 취지에서 '일밤'을 1부와 2부로 나눠 방송하기 시작했다. MBC 측은 "일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방송 3사간 과도한 경쟁을 지양하고 내실 있는 콘텐츠로 시청자들을 찾아가기 위해 '일밤'을 1, 2부로 분리해 방송한다"며 "KBS와 SBS도 이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었다.
 
당시 SBS는 6월 프로그램 부분 조정 때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KBS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SBS는 한 때 MBC와 같이 일요일 저녁 예능 프로그램을 1, 2부로 분리 편성하기도 했다. 각 방송사 나름의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코너를 분리해 방송하는 것이 과도한 출혈경쟁을 막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그런데 시청률 경쟁에서는 1분, 1초가 아까운 것이 현실이다. 지금의 환경에선 타 방송사보다 단 몇 분이라도 먼저 방송을 시작하고 또 늦게 끝내는 것이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방편이 될 수 있다. 
 
지상파 방송3사 드라마국이 '72분 편성룰'을 자체적으로 합의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미연에 막고자 한 측면이 크다.
 
그런데 일요일 저녁 예능 프로그램은 방송3사가 그야말로 사활을 걸고 시청률 경쟁을 벌이는 최대 격전지다. 이 시간대에 3사가 모두 같은 편성 전략을 구사하게 될 경우 시간이 흐르면서 방송 시간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폐단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한 때 방송 3사는 이 시간대에 방송 시간을 최대 155분까지 늘리며 기형적인 편성 관행을 보여준 바 있다. 거대 공룡 버라이어티는 그렇게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편성은 방송사의 자율에 맡겨지기 때문에 자정 노력 외에 별다른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방송법 시행령 50조 1항은 '오락에 관한 방송 프로그램을 당해 채널의 매월 전체 방송시간의 100분의 50 이하로 편성할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전체 총량을 제한하는 것일 뿐 하나의 예능 프로그램의 방송 시간을 규제하는 것은 아니다.
 
방송통신위원회 편성평가정책과 관계자는 "간혹 지역 방송총국에서 장시간 생방송을 하려고 하는데 승인을 받아야 하느냐고 문의를 해오기도 한다"면서 "방송법 4조에도 규정돼 있지만 편성의 자유와 독립이 보장된다. 편성권을 침해할 수 없기 때문에 방송 시간에 대해 간여할 수도 없고, 간여해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진짜 사나이(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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