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제대국의 정상들이 금융시장에 대한 감시와 개입을 강조하는 '신 자본주의'(new capitalism)를 거듭 역설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8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자본주의의 미래'란 주제로 열린 경제회담에서 새로운 금융질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작년 11월 워싱턴 회담에 이어 오는 4월 영국 런던에서 두번째로 열리는 G20(주요20개국) 금융정상회의에서는 미국 중심의 브레턴우즈 체제를 대신할 신 브레턴우즈 체제의 창설 주장이 본격 제기될 것으로 점쳐진다.
작년 워싱턴에서 열린 1차 G20 회의에서는 유럽 지도자들이 현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 요구를 자제했다는 평가가 뒤따랐었다.
런던 G20정상회의에 앞서 사르코지 대통령의 제안으로 열린 이날 회담에서 메르켈 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자본주의를 규제하는데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유엔에 각 정부의 정책을 평가할 수 있는, 안전보장이사회와 유사한 경제기구의 창설을 제안했다.
메르켈 총리는 미국의 재정적자와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세계의 경제를 혼란케 하는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우리가 금융시장만 쳐다보는 것으로 만족해 한다면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메르켈은 현재의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경기 활성화 대책으로 각국 정부가 막대한 부채를 늘려가고 있는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현 시점에서는 다른 방안이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투기에 기반을 두고 있는 금융 자본주의는 자본주의 논리를 왜곡하는 '부도덕한 시스템'이라고 비난해 신 자본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금융 자본주의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키고 노동과 생산력 및 기업가 정신을 퇴색시키는 시스템"이라면서 "그러나 더 이상은 안 된다. 21세기 자본주의에는 정부가 나설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르코지는 런던 G20회담에서는 국제 지도자들이 (금융시스템을 규제하는) 대책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도 국제적인 컨센서스에 동참하라고 촉구해 출범이 임박한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정부에 미리 견제구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사르코지 대통령과 함께 이번 회의를 이끌고 있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도 "단기 이익을 극대화하기 보다는 다른 가치에 기반을 두는 새로운 금융 질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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