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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곡2' 100회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
2013-05-12 16:43:02 2013-05-12 16:45:28
◇'불후2' 100특집 출연진 (사진제공=KBS)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지난 2011년 3월 MBC '나는 가수다'가 태풍과 같은 화제를 이끌어오자, KBS의 특단의 조치로 시작된 '불후의 명곡2 : 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2)가 어느덧 100회를 맞이했다.
 
2011년 6월 심수봉 편으로 방송된 '불후2'는 "아이돌의 가창력을 알리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나는 가수다'의 아류라는 혹평이 이어졌다. '나는 가수다'와 '불후2'를 신계와 인간계로 나눠 비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그랬던 '불후2'는 '나는 가수다'가 종영한 이후에도 자신만의 콘텐츠로 사랑을 받으며 100회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평탄치 않게 시작된 '불후2'가 100회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다양하다.
 
◇'불후2'에 출연했던 '성훈, 박재범, 알리, 효린. (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제공=KBS)
 
가창력 넘치는 숨은 진주의 발견
 
아이유, 슈퍼주니어 예성, 비스트 양요섭, 씨스타 효린, 샤이니 종현, 2AM 이창민은 '불후2'의 첫 출연자들이었다. '나는 가수다' 이소라, 백지영, 김범수, 윤도현, 박정현, 김건모, 정엽에 비해서는 무게감이 떨어졌다.
 
그러나 이후 '불후2'는 뛰어난 뮤지션들을 출연시키며 입지를 다졌다.
 
엄청난 가창력의 소유자 알리를 비롯해 소냐, 나윤권 같이 대중과 친숙하지 않은 가수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또 브라운아이드 소울의 성훈, 포맨의 신용재 등 그룹에 속해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들을 불렀고, 오랫동안 대중들의 인기를 받아 온 홍경민, 김태우, 휘성, 이정, 신혜성 등의 음악성도 알렸다. 더불어 장미여관, 박재범, UV, 버벌진트 등을 통해 다양한 장르도 비췄고, 타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 1위 허각, 울랄라세션도 포용했다.
 
매주 실력이 출중한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오면서 '불후2'는 음악성과 다양성을 갖추게 됐다.
 
부담을 줄인 서든데스 방식
 
'불후2'는 최후의 우승자나 탈락자에 대한 관심이 '나는 가수다'에 비해 덜 쏟아지는 편이다. 이유는 서든데스 방식 때문인데, 이는 곡을 부르자마자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우승자는 맨 마지막에 부른 가수일 확률이 높다. 맨 마지막에 부르는 순서는 신동엽이 뽑는대로 결정된다. 신동엽도 자신이 누구를 뽑을 지 모른다.
 
이 같은 방식은 출연자의 부담을 더는 데 도움을 줬다. '나는 가수다'의 경우 우승자 뿐 아니라 탈락자에게도 관심이 쏟아졌다. 7명 중 가장 못한 가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후2'는 승리 없이 패배만 했어도 7명 중 가장 못한 사람이라는 시선을 주기 힘들다. 1명의 우승자와 6명의 탈락자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는 섭외의 다양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매주 실력을 겸비한 선수들이 다양한 색으로 준비됐다. 이는 '불후2'가 100회까지 오는 데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감동적인 헌정
 
'불후2'의 또 다른 재미는 '전설'을 만나는 것에도 있다. 10대에서 20대 중후반의 나이대에서도 익숙하지 않은 '전설'이 출연했다. 심수봉을 비롯해 임재범, 남진, 신중현, 전영록, 최백호, 김완선 등 그야말로 기라성 같은 가수 선배들의 출연 역시 '불후2'의 재미다.
 
무대에 서는 가수들은 '전설'의 노래를 재해석했다. 전설로 출연한 가수들은 자신의 노래를 불러주고 되새긴 '불후2'와 어린 가수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시간이 됐고, 어린 가수들은 전설을 마주하고 메시지가 오고가는 영광의 시간이었다.
 
이를 보는 시청자들은 시간을 뛰어넘는 가수들의 음악에 대한 사랑과 공감을 보면서 감동을 느꼈다. 특히 부모님 세대들은 과거 자신이 좋아했던 노래를 다시 들으며 추억에 빠지는 시간을 가졌고, 1030 시청자들은 부모님세대 때의 노래를 세련된 편곡으로 들으면서 신선함을 느꼈다.
 
◇'불후2' MC 신동엽 (사진제공=KBS)
 
신동엽의 진행, 대기실의 재미
 
'불후2'는 예능이다. 재미라는 요소를 빼놓을 수 없다. 가수들이 무대에 오른 시간 외에는 재미가 충족되야 한다. 신동엽이 아니었다면, 자칫 무거운 분위기의 현장을 편안하게 만들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만큼 신동엽은 '불후2'에서 원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그는 출연가수를 놀리거나, 심지어 '전설'에게도 짖굿은 질문을 특유의 부드운 화법으로 던졌다. 틈틈히 입담을 과시하며 보는이들이 무거워 질 수 있는 마음을 부드럽게 풀어놨다.
 
또 다른 재미는 대기실에서 나온다. 현재 '불후2' 대기실에서는 정재형과 문희준, 박현빈이 맡아 무대를 앞두고 긴장하고 있는 가수들과 소소한 수다를 나눈다. 지난 결과를 가지고 출연 가수에게 면박을 주기도 하고, 마음이 편치 않은 가수가 있다면 웃음으로 그 긴장감으 풀어줬다.
 
이 같은 포맷은 김구라, 전현무 등을 거쳐 생성된 '불후2'의 방식이었다. MC들의 노고가 없었다면 '불후2' 역시 100회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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