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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현대차 해외판매 부진에 덩달아 '한숨'
작년 내부거래액 4조·거래비중 30%..3고로 완공 앞두고 유동성 확보노력
2013-04-29 14:25:41 2013-04-29 14:28:36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현대차가 지난해 대규모 리콜과 과장연비 논란에 더해 엔저를 앞세운 일본 자동차의 공세로 미국, 유럽 등 해외 주요시장에서 판매가 감소한 가운데 현대차 의존도가 높은 현대제철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기아차에 사용되는 자동차용 철강 판재류는 대부분 현대자동차그룹 대표 철강 계열사인 현대제철(004020)현대하이스코(010520)에서 공급한다.
 
현대제철이 열연강판을 생산하면 이를 현대하이스코가 매입해 냉연강판으로 가공, 현대기아차가 완성차에 사용하는 구조다.
 
이 같은 수직계열화를 통해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조선업 불황에도 안정적인 수요처를 보장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현대·기아차의 판매 또는 생산량이 감소할 경우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현대·기아차의 올 1분기 미국 판매량은 29만 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고, 시장 점유율(7.9%)도 전년(8.7%)보다 0.8%포인트 떨어졌다.
 
유럽 수출물량도 1만2873대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20%나 줄었고 인도, 러시아 등 신흥 시장도 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이달 말까지 7주 가량 노조가 주말 특근을 거부하면서 차량 4만8000여대, 금액으로는 1조원 가까운 생산 차질을 빚었다.
 
반면 현대·기아차의 이 같은 상황에도 현대제철의 현대자동차그룹 내부거래액은 지난해 4조원을 돌파하는 등 계속해서 의존도를 높여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내부거래 비중은 2009년 11.2%, 2010년 16.6%, 2011년 24.5%, 2012년 30.5%로 꾸준히 증가했다.
 
자동차 산업의 특성 상 수직계열화나 계열사 간 거래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해도 거래 비중이 30%를 넘길 경우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세청은 오는 7월부터 대기업이 거래 비중 30%를 초과한 일감을 계열사에서 받을 경우 일감 몰아주기 과세 대상으로 지정해 세금을 부과한다. 다만 총수 일가와 특수 관계인이 해당 계열사 지분을 3% 넘게 갖고 있을 때만 이를 적용한다.
 
현대제철의 경우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2.52%의 지분을 보유, 기아차(21.29%)에 이어 2대 주주로 국세청이 추진하고 있는 일감 몰아주기 과세 대상에 해당될 수 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고로 1, 2기에 이어 오는 9월 총 3조2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투입된 고로 3기가 완공된다.(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기아차의 해외 판매 감소 외에도 현대제철의 한숨이 깊어지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오는 9월 당진제철소 제3고로 완공을 앞두고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당진제철소 제3고로에는 총 3조2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투입되는데, 이중 2조4000억원은 이미 투자됐고 오는 9월 완공 전까지 7800억원 정도가 더 들어가야 한다.
 
현대제철은 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현대카드 지분 872만9750주를 현대차에 1751억6200만원에 처분했다. 또 다음달 중으로 2000억~3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분기에는 1월에만 4차례에 걸쳐 46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다음달 26일 600억원, 9월 11일 3000억원 등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제외해도 앞으로 갚아야 할 회사채가 3조원에 육박한다.
 
한 시장 전문가는 이에 대해 "제3고로 건설을 위한 회사채 발행이 늘어 총 차입금 규모는 커졌지만 전 분기에 비해 금리가 인하돼 이자비용은 오히려 줄었다"며 "오는 9월 제3고로 완공 이후부터는 재무구조가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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