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기 침체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 대한 추징금 회수가 더뎌질 전망이다. 추징 대상 자산에 경기상황에 민감한 미술품, 부동산 등이 포함돼 공매시점 조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4일 서울중앙지검 등에 따르면 검찰이 현재 확보하고 있는 김 전 회장의 압류 자산은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163만주, ㈜베스트리드리미티드(옛 대우개발) 주식 770여만주, 미술품 134점, SK텔레콤 주식 3만2000여주 등이다. 당초 이들 자산의 총가치는 1400억여원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경기 급랭, 주가 폭락에다 금융권의 자금 사정마저 어려워지자 압류 자산의 공매 시점을 ‘경기가 좋아지는 때’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달 자산관리공사에 공매대행을 의뢰할 예정이지만 공매 ‘중지’ 처분을 내려 경기활성화 때까지 기다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공매는 경매 방식으로 진행되고 통상 3∼4차례 시행되며 1차 경매가에 낙찰자를 찾지 못할 경우 가격을 떨어뜨려 2차 경매에 부치게 된다. 가격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될 경우 검찰은 공매 ‘중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BFC 횡령자금으로 구입한 로버트 라우셴버그의 ‘민들레’ 등 미술품 134점을 압류, 추정가격은 7억8000만원대였다.
그러나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술품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가격이 크게 떨어져 제가격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 미술계의 지적이다.
예술품 전문 경매기관인 K옥션 김순응 대표는 “미술품은 경기가 안 좋을 때 환금성이 떨어지는 특성이 있다”며 “지난해 활황일 때에 비해 미술품 가격이 심하게는 50%까지 떨어진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역시 추징금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베스트리드리미티드는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으로 경북 경주 힐튼호텔, 경기 포천 아도니스 골프장, 경남 밀양 에이원컨트리클럽 등을 소유하고 있다.
전반적인 자산가치 하락에 따라 골프장 회원권 가격도 크게 떨어졌다. 에이원 컨트리의 회원권은 지난해 연초 대비 20% 이상 떨어진 1억4000여만원대, 아도니스 골프장 회원권 역시 고점(3억6000여만원) 대비 절반 수준인 1억9000만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07년 김 전 회장의 거제도 땅(총 58필지 42만5000㎡)은 당초 감정가보다 60억원이나 높은 158억여원에 팔렸으나 경기 침체 우려로 이 같은 예상 밖 깜짝 실적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 밖에 검찰이 확보하고 있는 SK텔레콤 주식 3만여주도 가격이 하락했다.
비상장 회사인 대우정보시스템의 주식도 제 가격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자산관리공사 관계자는 “추징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굳이 무리하게 추징할 이유는 없지 않겠느냐”며 “검찰측과 협의, 공매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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