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발주, 공사현장 또다른 부작용 우려
건산연 "극단적 대책보다 하도급법령 등 마련 우선"
2013-04-24 14:37:52 2013-04-24 14:40:33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최근 건설공사 하도급 과정의 불공정을 해소한다는 취지로 공사를 세분화해 다수의 하도급자에게 직접 발주하는 ‘분리발주’ 방식이 대두되고 있지만 이는 또 다른 부작용을 불러 올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공공공사 분리발주 법제화의 문제점 및 향후 정책 방향’ 보고서를 통해 분리발주 방식은 외국의 사례 등을 고려할 때 보편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현실성이 부족하고 안정과 비용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건산연은 분리 발주시 종합건설업체가 원칙적으로 배제되고 발주자가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직접 책임지고 공사관리를 담당해야 하지만 이는 발주자가 종합건설업체 수준의 기술인력과 공사관리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비현실적인 전제가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통합 발주시 종합건설업체에게 일괄책임을 부과하거나 하도급협력업체를 활용해 공사현장의 통제나 공사기간 준수가 용이하지만, 분리발주는 각 공종별로 매번 수십개의 시공자를 새로 선정해야 해 1회성 계약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공사 중 시공업체 부도나 계약 불이행, 공기지연, 분쟁 등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실공사나 하자보수 측면에서도 일괄 도급책임자가 사라지면서 복합 하자의 경우 하자 보수가 어려워지거나 분쟁이 빈발할 수 있다. 전기공사 사례 등을 참고할 때 공사 입찰이나 시공관리 과정에서 거래비용이 증가하면서 총 공사비가 상승하고, 결과적으로 국가예산을 낭비할 수 있다.
 
건산연에 따르면 공사현장관리는 기술사나 건축·토목기사 등 기술자의 영역으로, 종합건설업체는 1개사 당 6.2명의 기술사 및 기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전문건설업체는 0.6명에 불과하다.
 
건축·토목공사 중 일부 공종만 분리발주하자는 주장도 있지만 이 역시도 종합건설업체가 총괄 책임을 부여받은 상태에서 책임과 권한이 나눠지는 문제점이 있어 비논리적인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건산연은 건설공사의 계약이행과 하자보수 등에 대한 책임을 일원화하기 위해서는 통합발주를 원칙으로 할 것을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 발주방식의 선택은 공사 특성을 고려해 발주자에게 재량권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또 만약 분리발주를 법제화한다면 종합건설업체도 세부 전문 공종의 시공 분야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업역 제한을 폐지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민수 건산연 건설정책연구위원은 “미국, 영국, 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통합발주가 일반적이며 원도급자의 직접 시공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며 “하도급 과정의 불공정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분리발주와 같은 극단적인 대책보다는 하도급법령 등을 통해 하도급계약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이 해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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