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현금청산제도 모순..'자유계약 권리 뺏기'
감정평가 선정기준 '도정법 임의 VS. 조합표준정관 의무'
2013-04-12 17:11:04 2013-04-12 17:16:00
[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현금청산 제도에 모순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상위법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시행령과 하위법인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표준정관(조합 표준정관)이 상충하지 않아 현금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금청산은 재개발 주택을 받지 않기로 한 주민들에게 돈으로 보상하는 것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매우 중요한 절차다.
 
현금청산 대상자들은 시장·군수가 선정한 감정평가사들의 감정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갈등으로 현금청산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시행사와 조합은 극심한 자금난에 빠지거나 이후 사업 추진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시행령과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표준정관 비교
 
도정법 시행령 제48조(분양신청을 하지 아니한 자 등에 대한 청산절차)를 보면 사업시행자와 현금청산 대상자는 보상금액을 협의할 수 있다. 이 때 시장·군수가 추천하는 감정평가업자의 평가액은 기준으로서의 역할만 한다.
 
반면, 조합 표준정관 제44조 4항(현금청산)에 따르면 시장·군수가 추천하는 감정평가업자의 평가액을 그대로 수용해야 한다. 평가액은 시장·군수가 추천한 감정평가업자 2인 이상이 평가한 금액의 산술평균치로 결정된다.
 
상위법인 도정법은 시행사와 현금청산 대상자들이 현금청산액을 자율적으로 협의할 수 있도록 한 반면 하위법인 조합 표준정관은 감정평가사의 감정치를 그대로 수용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두 조항의 모순이 재건축 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김기완 감정평가학회장은 "재개발과 재건축 표준정관 규정은 시행사와 현금청산 대상자들의 협의를 배제하고 있어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분양신청을 하지 않은 현금청산 대상자들은 법률적으로 조합원이 아니기 때문에 자가 소유 주택에 대해 자유계약을 맺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 서대문구 남가좌동 가재울 뉴타운 지역 등에서 일방적인 감정평가액에 대한 주민 반발이 집단 소송으로까지 비화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객관적이고 투명한 감정평가 기준을 마련함과 동시에 조합과 시행사, 현금청산 대상자 등 이해당사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감정평가사 선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장과 군수가 추천한 감정평가업체의 결과를 일방적으로 수용하도록 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는 조합과 시행사 입장에서도 합리적인 금액으로 현금청산을 하면 갈등이나 소송에 따른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장창훈 전국재개발재건축연합회 사무총장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조합원과 현금청산자 모두 상호 이익을 볼 수 있는 주택사업이 돼야 한다"며 "현금청산자와 조합이 각각 감정평가업체를 추천해 감정액을 산술평균하는 등의 방법으로 협의 가능성을 열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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