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농업, 한국엔 시기상조"
장상환 교수 "농업을 바라보는 발상 바꾸자"
2013-04-01 18:31:37 2013-04-01 18:34:18
[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동부그룹의 유리온실 사업의 철수는 필연적 귀결이다. 기본적으로 농업의 본질적 특성을 무시한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장상환 경상대 교수(사진)는 1일 '대기업 농업진출, 약인가 독인가'를 주제로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농산물로 100억달러 수출을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발상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의 기업농 지원정책은 농업이 갖고 있는 특수성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이유다.
 
장 교수는 가족농 위주의 생계형농업 구조를 보이고 있는 국내 현실에서는 기업형 중심의 농업구조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농업구조를 바꾸고자 한다면 대기업과 외국자본을 투입하기보다 농가 주도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최근 논란을 야기한 동부그룹 계열사 동부팜한농은 지난 2010년 첨단유리온실시범사업권을 따내고 사업비 467억원을 들여 아시아 최대 규모 유리온실을 지은 뒤 수출용 토마토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토마토 농민과 갈등을 벌인 끝에 지난달 26일 결국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 문제는 좁게 보면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농업에도 전이된 것으로 보이지만, 좀 더 넓게 보면 경쟁력을 이유로 농업마저 돈벌이로 내몰고 있는 작금의 농업정책 전반을 되짚어야 한다는 목소리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장 교수 역시 농업을 바라보는 발상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 교수는 농업은 공업과 달리 자본이 직접 경영하는데 여러 장애가 있다고 지적했다. 
 
▲농업은 기후, 곤충, 질병, 부패 등 생물학적 과정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서 불확실성에 취약하고 ▲이 때문에 생산과정을 통제하거나 가속시키는 데 한계가 있으며 ▲농산물도 사람이 먹는 먹거리인 만큼 소비 취향은 각 지역의 문화적 다양성을 반영한다고 설명이다.
 
이러한 특수성 때문에 농업에 뛰어든 자본 역시 농업생산 자체 보다 농자재 생산과 농산물 가공 판매 등을 통해 이윤을 올리는데 동부그룹은 이를 소홀히 여겼다가 "된통 쓴맛을 보게 된 것"이라고 장 교수는 밝혔다.
 
장 교수는 "이명박정부의 기업농 지원정책이 농산물의 생산, 유통, 가공 분야를 모두 대기업 체제로 운영하게 돼 결국 농업인 대부분이 '농업근로자'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았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진정으로 농업회생의 의지가 있다면 정부는 자연조건이 특별히 유리한 뉴질랜드를 벤치마킹할 것이 아니라 선진국들의 두터운 농업보호정책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대기업이 한국농업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은 "대기업이 잘 하는 분야인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벌어들인 이익 가운데 세금을 더 많이 내 농업과 농가를 도와주는 것"이나 "회사급식에서 국산농산물을 식재료로 사용하고 자매결연마을을 확대해 농어촌체험을 활성화하는 것 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그동안 공산품 수출 촉진을 위한 농산물 수입 개방, 임금비용 절감을 위한 저농산물가격 등 농업의 희생으로 성장한 것이 대기업이 아니냐"고 지적하며 "기업의 사회적 기여, 사회적 책임은 바로 이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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