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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참여 요구 무시하고 작성된 조서 증거 안돼"
2013-04-01 06:00:00 2013-04-01 06:00:00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피의자의 변호인 참여 요구를 무시하고 작성된 신문조서는 증거능력이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버스운전기사 송모씨 등 13명에 대해 신문조서 과정에서 형사소송법상 피의자에게 부여된 권리를 무시한 채 작성된 조서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문제가 있다며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되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피의자가 변호인의 조력을 받겠다고 말했음에도 경찰은 변호인이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신문을 계속했다"면서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이기 때문에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은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외에도 진술거부권 행사 여부란에 피의자의 자필서명이 없었던 피고인들의 신문조서와 첫 번째 신문조서의 진술내용을 오해해 경찰이 잘못 기재한 신문조서 역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버스를 운행한 후 피해자 회사에 제출한 승차권 가운데 운행 당일 발권되지 않았던 승차권들이 다수 있었다"면서 "피고인들이 승객들로부터 운임 명목으로 수령한 현금을 회사에 입금하지 않고 미리 확보해 두었던 다른 날짜의 승차권을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횡령혐의에 대해서 다시 판단하라고 사건을 1심 재판부로 내려보냈다.
 
검찰은 공항버스를 운전하는 송씨 등 13명을 승차권을 빼돌려 이를 당일 발급한 승차권인 것처럼 섞어 놓아 회사를 속이는 방법으로 적게는 7만5000원에서 많게는 26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했다.
 
1, 2심은 경찰의 신문조서가 변호인의 참여가 없는 상태에서 작성된 것으로 증거능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송씨 등이 회사에 제출한 승차권 원본들 중 승객이 승차한 당일 발권되지 않은 승차권들이 섞여 있었더라도 그 사실만으로는 횡령사실을 입증 할 수 없다며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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