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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희대 채권본부장 "동부자산 국내 톱 채권운용사 도약"
2013-03-26 15:47:51 2013-03-26 18:22:53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통상 채권형 펀드는 피어그룹(Peer group) 평가가 어렵다. 주식형 펀드의 경우 벤치마크(BM)가 명확하지만 채권형은 그러한 기준 수익률이 없어서다. 연기금과 보험사 등 기관 투자자 입맛에 맞춘 사모펀드(PEF)다보니 벤치마크도 제각각이다. 승자가 있을 리 만무하다. 장기 퍼포먼스(수익률)를 놓고 실제 자웅을 겨룬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부터가 진정한 시험대입니다. 글로벌 영향력이 있는 채권회사가 되는 것이 비전이죠. 하위 목표는 국내 톱 채권운용사입니다.”
 
26일 류희대 동부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사진)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2004년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안 시행 이후 ‘큰 손’ 투자기관의 자금 운용 경험 10년, 이제는 기관도 국내 자산운용사의 10년 운용 철학을 읽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다.
 
◇제로(0) 스타트..500억원서 1조5000억원으로 확대
 
동부자산운용의 수탁액 규모는 현재 일임 자산 포함, 총 10조원에 달한다. 이중 채권 규모는 5조5000억원 정도다. 순수채권형은 1조5000억원. 이 가운데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이나 우정사업본부, 연기금 풀 자금 등이 5000억원, 정부 기관 자금이 5000억원 이상이고 나머지는 보험 등 금융기관 자금이 차지한다.
 
불과 7년 전, 동부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의 채권 설정액은 만기일을 두 달 앞둔 1000억원짜리가 전부였다.
 
“외환투신에서 동부자산운용으로 이직한 2006년, 두 달짜리 물량 청산 이후 만기 3개월짜리 500억원 채권 규모 금융기관 물량부터 시작했습니다. 사실상 제로(0)에서 시작한 것이어서 수익을 내는 것 말곤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전임 운용역이 해온 펀드에 대한 수습 역할을 분명히 하고 ‘안정’과 ‘성장’을 더한 결과다.
 
◇7000억원 뭉칫돈도 전액환매..제1의 과제는 ‘생존’
 
시장은 현재 제한된 기관투자가만 남은 상황. 주자 자책점으로 심대하게 문제될 수 있는 시장인 만큼 펀드환매에 대한 부담도 크다. 하지만 류 본부장은 펀드환매에 대한 쓰라린 경험이 없다고 했다.
 
지난 2000년 대한투자신탁(現 하나UBS자산운용) 재직 시절 자생적으로 키워 놓은 정보통신부 채권형펀드인 ‘무궁화채권H-1호’가 2~3년 전 수익률 부진 탓에 전액 환매돼 사라졌다는 소식은 무엇보다 아쉽다고 말한다.
 
“무궁화채권H-1호는 7000억원 규모의 단일펀드였습니다. 은행에서 계열사로 준 게 아니라 정통부가 직접 본부의 운용스타일을 보고 투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요. 초기 설정 500억원에서 시작해 1년 만에 14배 이상 키웠다는 자부심이 있죠.”
 
회사 벤치마크에 의한 장기운용 퍼포먼스가 없기에 드러나는 한계다. 수년간 좋은 성과를 냈더라도 한 순간 운용수익률이 떨어지면 지체 없이 전액 환매될 수 있다는 점이 그렇다. 생존 자체가 가장 중요한 채권시장에서는 제일의 과제 또한 생존이라는 설명이다.
 
◇‘고객 중심 운용’은 필수덕목.. ‘벤치마크+α’ 전략
 
동부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는 현재 7명의 운용인력을 뒀다. 퀀트 전략가와 크레딧 애널리스트를 포함해서다. 패시브와 액티브 펀드매니저를 구분한 것은 동부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의 차별화된 전략이다.
 
“기관 성격에 맞는 펀드배정을 위함이죠. 안정성과 수익성을 구분해 중시하는 고객에 맞게 매니저를 배정해 고객 요구사항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체계가 돼 있습니다. 우선돼야 할 것은 ‘실천’의 문젭니다. 기술적이고 구체화된 것보다 중요한 것이죠.”
 
장기 투자에 대한 그의 운용철학은 소신과 신념이 있다.
 
“2000년 이후 채권 수익은 좋았습니다. 채권펀드의 경우도 열에 둘은 아웃당하지만 70% 넘게 생존했고 이후 금리 하락기를 거치며 큰 수익을 낸 거죠. 앞으로도 금리는 지금보다 떨어질 것이고 ‘쿠폰’이라는 정해진 금리를 주는데다 그에 상응하는 캐피탈 게인(매매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정기예금이나 주식보다 안정적 수익을 낼 기회는 현재도 크게 있다는 판단입니다.”
 
인내를 갖고 집행을 기다렸다면 수익률이 좋았을 법한 투자가들이 안타깝다고 류 본부장은 말했다. 단기운용 성과를 보려 들락날락한 소액채권 그룹은 오히려 채권시장 전체 발전에 제한을 가져왔다는 설명이다.
 
채권운용에 있어 필수 덕목으로는 ‘고객 중심의 운용’을 꼽았다. “펀더멘털 중심으로 운용해야 하고 시장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벤치마크+α’ 전략을 합니다. α는 회사만의 고유기법으로 추가 수익을 내는 요인이죠. 철저한 리스크관리를 바탕으로 합니다.”
 
1988년 대한투신을 시작으로 자산운용업계에 몸담은 류 본부장은 20년 넘게 채권관련 업무를 해온 ‘채권통’이다. 25년 경력 중 입사 후 처음 5년 반의 지점(개인)·법인영업을 빼고 지금까지 채권 운용만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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