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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업계, 우량주 코스피 이전 소식에 '허탈'
'코스닥 엑소더스' 심화 우려..업계엔 '실망감' 가중
2013-03-19 09:57:24 2013-03-19 09:59:58
[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코스닥 시총 2위 파라다이스(034230)에 이어 인터플렉스(051370)까지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한다는 소식에 코스닥 업계의 허탈감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7일 인터플렉스는 코스닥 상장을 폐지하고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하는 내용의 안건을 오는 22일 예정된 주주총회에 상정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올해 초 파라다이스도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지난 14일에는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하기 위한 코스닥 시장 상장폐지안을 오는 29일 주총에 올리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던 코스닥사의 유가증권시장 재상장이 올해 들어 두 건이나 추진되는 셈이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이전 계획을 밝힌 파라다이스와 인터플렉스가 그간 코스닥 시장을 이끌었던 '대표 우량주'라는 점이다.  
 
파라다이스는 코스닥 시총 2위와 '시총 1조 클럽'의 멤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코스닥 대표주다. 스마트폰 부품인 연성인쇄회로기판 (FPCB)을 제조하는 인터플렉스도 시총 28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인터플렉스는 지난해 8월 '시총 1조원'이라는 기록을 일시적으로 돌파하기도 했다. 코스닥 시장 내에서 규모가 컸던 이들 두 업체가 빠져나갈 경우 시장 전체가 입을 타격이 우려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코스닥 업계가 이들 기업의 이전을 반기지 않는 일도 당연하다.  
 
한 코스닥업계 관계자는 "파라다이스, 인터플렉스 등 시총 상위업체들이 나간다는 소식에 시장 전체가 '김 빠진 것' 같은 분위기에 휩싸였다"며 "개별 기업은 상장 폐지 요건과 위험도가 완화된다는 이유를 들어 기회가 닿는 대로 옮기려 하겠지만 시장에 허탈한 기운이 도는 건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코스닥업계 관계자도 "당초 유가증권시장 상장 요건에 맞지 않아 코스닥에서 시작한 이들 업체가 외형이 커졌다고 해서 바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들이 코스닥 시장의 대표주자로 남아 중소기업에 희망을 주기를 기대했는데 업계 입장에서는 다소 무책임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코스닥 우량주가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하는 사례가 많아질 경우 두 시장의 균형이 무너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자본시장 내에서 이같은 '코스닥 엑소더스' 현상이 심화될 경우 종국에는 코스닥 시장이 유가증권시장의 하류 창구밖에 될 수 없다는 문제 의식에서다. 이에 시장 간 이전을 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종남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코스닥시장부장은 "이전한 기업 중 코스닥에서는 빛을 봤지만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제대로 부각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양 시장이 동등하게 가야 각 시장의 목적에 맞게 활성화될텐데 시장 간 이전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풀어주다보니 이도저도 아니게 돼 버렸다"고 말했다.
 
서 본부장은 이어 "코스피와 코스닥이라는 두 창구가 자본시장에서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바로잡아야 한다"며 "이에 따라 코스닥 기업이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하는 것을 금하는 규제안을 상부에 계속 제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스닥 시총 2위 파라다이스에 이어 인터플렉스까지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한다는 소식에 코스닥 업계의 허탈감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한국거래소 종합홍보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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