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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정부 법조인 약진, '7인회' 김기춘이 주도?
'육 여사 피격사건' 주임검사로 깊은 인연
유신헌법 제정에도 참가..총장·장관·의원 거치며 朴당선자 지원
2013-02-15 13:48:28 2013-02-15 13:55:02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부터 황교안 법무부장관 후보자, 이어 곧 인선이 마무리될 검찰총장까지 최근 박근혜 당선자의 법조계 관련 인사를 '7인회'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이 주도하고 있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7인회는 박 당선자 주변 원로 인사들로, 좌장격인 김용환 새누리당 상임고문을 비롯해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안병훈 기파랑 대표, 김용갑 전 의원, 김 전 장관, 현경대 전 의원, 강창희 국회의장 등을 지칭한다.
 
그런데, 박 당선자가 김 전 장관이 추천하는 법조인들에 대해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내면서 주요 요직에 발탁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이어진 인연
 
김 전 장관과 박 당선자의 인연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때부터 시작됐다.
 
1974년 8월 육영수 여사가 피살됐을 당시, 육 여사를 저격한 재일교포 문세광은 경찰과 중앙정보부(현 국정원)의 거듭된 취조에도 쉽사리 입을 열지 않았다.
 
이때 나선 것이 공안검사로 유명했던 김 전 장관이다. 김 전 장관은 조사 끝에 결국 문세광의 자백을 받아냈다.
 
한 검찰 관계자는 "당시 박 대통령이 김 전 장관을 두고 '대한민국 최고의 검사'라고 칭했다"면서 "김 전 장관은 그때부터 출세가도를 달렸고 박 당선자와의 인연도 이때부터 시작됐다"고 말했다.
 
◇박근혜 당선자(왼쪽)와 김기춘 전 법무부장관.
 
이후 박 대통령의 유신헌법 제정 과정에도 참가한 김 전 장관은 1988년 검찰총장, 1991년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뒤 1996년 제15대 신한국당 국회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16대, 17대 국회의원을 거친 김 전 장관은 박 당선자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직을 두고 다툴 당시 박 당선자의 지원군으로 활동하면서 입지를 다졌다. 또 이때부터 김 전 장관을 중심으로 한 '7인회'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장관은 정수장학회 1기 장학생으로 1963년에 장학금을 받았으며, 정수장학회 학생들의 모임인 '삼청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정홍원·황교안·안상훈 등 모두 김기춘 작품"
 
현재 박근혜 당선자의 새 정부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법조인들은 대부분 김 전 장관의 손을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정홍원 총리 후보자의 경우 검사로 재직할 당시 김 전 장관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핵심 측근이었다.
 
검찰 고위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김 전 장관이 법무연수원장을 지낼 당시 정 후보자가 기획과장이었다. 법무연수원에서 기획과장은 비서실장인 셈"이라면서 "김 전 장관이 정 후보자를 추천했다"고 말했다.
 
한 검찰 간부는 "사실 정 후보자는 검찰 내부에서 평이 좋은 편이 아니다"라면서 "원래 아랫사람을 챙기고 키우는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 정 후보자 밑에서 성공한 사람이 없다. 총리까지 된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면서 정 후보자와 김 전 장관 사이 교감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역시 김 전 장관의 추천으로 후보자에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검찰 고위간부는 "사실 황 후보자는 검찰 내부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분"이라면서 "황 후보자가 갑자기 떠오른 것이 김 전 장관의 추천때문이라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다.
 
고위간부 출신 변호사 역시 "공안라인이었던 황 후보자를 김 전 장관이 좋게 안 볼 수가 없다"면서 "법조계에서는 황 후보자를 김 전 장관이 추천했다는 말이 많다"고 밝혔다.
 
한편, 법조인은 아니지만 현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들어가 고용·복지 분과 위원을 맡고 있는 안상훈 서울대 교수도 김 전 장관의 사위다.
 
◇검찰총장도 김기춘 손에 달렸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진태(61·사법연수원 14기) 대검차장, 채동욱(54·14기) 서울고검장, 소병철(55·15기) 대구고검장이 추천돼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검찰총장 자리도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달렸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검찰 고위간부는 "김 차장이 속정이 깊지만 후배들에게 잔소리가 심해 아랫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차장이 총장이 될 확률이 높다. 김 전 장관이 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위간부 출신의 변호사도 "김기춘씨가 장관을 지낼 당시 김진태 차장이 법무부 법무심의관을 했다"며 "둘 다 경남 출신이라 사이가 돈독하고 김 전 장관이 김 차장을 챙긴다는 말이 예전부터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차장이 성격이 독특해 내부적으로 인기는 없다"면서 "김 전 장관이 밀기 때문에 총장이 유력하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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