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충분히 능력 있는데도 집을 안 사요."
수도권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고 있는 K씨의 말이다. 부동산 매매세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공인중개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수요자들이 '지금 부동산을 사도 좋다'는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어 매매거래는 사실상 중단됐다. 임대차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물건이 없어 거래가 뜸하다. 중개업소는 개점휴업 상태다. 급기야 공인중개사 협회는 지역별로 공인중개사 수를 제한해 달라고 요구하기까지 한 상태다.
◇”능력 있는데도 집을 안 사요.” 공인중개소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사진은 수도권의 한 공인중개소.
◇꽁꽁 얼어붙은 매매심리..부동산 '개점휴업'
서울에서는 올해 1월 한달 간 1968건(아파트·단독·다가구주택 포함)의 주택 거래가 이뤄졌다. 현재 서울지역의 중개업자 수는 2만2480명으로 11명 중 1명만 계약을 성사시킨 꼴이 된다. 나머지 10명의 공인중개사는 업소 운영에 따른 손실만 부담하게 된 것이다.
취득세 감면혜택 종료 이후부터는 그야말로 '거래절벽'이라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취득세 감면 종료 직전인 지난 12월 서울에서는 총 1만338건의 주택거래가 신고됐지만 지난 달 10분의 1로 격감했다.
취득세 50% 감면 연장안은 올해 거래부터 소급적용하는 것으로 발의됐지만 1월 국회 중 처리는 불발됐다. 정치권이 정부조직 개편안과 인사청문회에 집중하는 사이 취득세 감면 연장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줄어되며 관망세만 깊어졌다.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적은 전세 계약이라도 원할하면 운영에 도움이 되겠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수요는 넘치지만 살만한 전셋집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울 고척동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A씨는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인지 손님 100명이 오면 99명은 전월세를 찾는데, 물건이 없어서 못 팔고 있다"고 푸념했다. 특히 2~3월 새학기와 결혼 성수기를 맞아 전세문의가 많지만 공급은 전무한 상황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중소형 주택의 전세 매매전환 비용은 평균 1억765만원으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평균 4000만원 낮아졌다. 하지만 세입자의 매매전환 부담은 한결 가벼워졌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2012년 부동산 중개업소 개업·폐업 현황(자료=공인중개사협회)
◇중개협 "공인중개사 수 줄여달라"
이에 공인중개사협회는 지역별로 공인중개사 수를 제한하는 등록정수제(쿼터제) 도입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건의했다.
지난해 전국 부동산 중개업소 수는 8만2931개로, 1만6523개가 폐업한 반면 1만6114가 신규 등록해 전국 중개업소 수는 400여개가 주는 데 그쳤다. 거래절벽으로 침체된 부동산 시장 규모는 급격하게 줄고 있지만 중개업소 수는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
때문에 협회에서는 공인중개사 과다배출로 인한 출혈경쟁을 막아야 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우고 구체적인 수치 등을 담은 쿼터제의 세부안을 마련, 오는 5일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쿼터제로 중개업소 수를 인위적인 제한하기 보다는 기능을 상실한 시장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한다. 이후 시장 규모에 맞는 중개업자 수급 균형점을 다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인성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중개업소 포화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가 제기돼 왔던 것"이라며 "근본적인 부동산 경기 활성화 정책이 마련됨과 동시에 경쟁에 따른 중개업소 수 조정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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