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주거복지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며 임대주택 관련 정책이 쏟아지는 사이 집이 유일한 재산인 일부 유주택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주택관련 각 종 세금은 과세하면서도 임대정책과 달리 제대로 된 매매·거래 활성화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주택자들은 매매시장 장기 하락에 양도세 등 감면안이 논의될 때마다 정치권 일각에서 부자감세와 징벌적 징세란 명목으로 쏘아 붙이는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한다.
송파구 잠실동에 거주하는 A씨는 3년 전 잠실주공5단지로 이사를 왔다. 이 과정에서 지방세 명목으로 취득세 2300만원을 납부했다. 이전 주택을 처분하며 양도세 1000만원 가량도 국세로 냈다. 거주하는 동안에는 매년 재산세, 종합부동산세도 납부한다.
국가가 내라는 세금을 거른 적이 없지만 정부와 정치권의 이견으로 마음에 드는 부동산대책은 나오지 못하고 그 사이 집값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2010년 11억9000만원에 매입한 이 아파트는 최근 8억5000만~8억9000만원 선까지 매매가가 떨어졌다.
특단의 부동산대책 부재에 대해 A씨는 “속 좁게 보일 수도 있지만 솔직히 이쯤되면 억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집있는 사람들은 취득세와 양도세, 재산세, 종부세 같은 각 종 세금을 모두 납부하며 국가 재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혜택은 임대정책에만 몰려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최고 13억원까지 올랐던 잠실주공5(113㎡)은 현재 8억5000만원까지 하락했다
다주택자들의 불만은 더 크다. 부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라는 명목으로 죄인 취급하는데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인다. 서울에서는 장기간 주택 가격 하락과 전셋값 상승이 엇갈리며 ‘집부자’에 대한 경계가 모호해졌다.
노원구에 거주하는 B씨는 상계대림(전용84㎡)과 임대용인 두산(전용84㎡) 아파트 등 두 채를 소유하고 있는 다주택자다. 이 두 아파트는 시세는 각각 3억원 정도다.
하지만 서초구 반포 랜드마크 아파트인 래미안퍼스티지(전용84㎡)의 전세시세는 8억~8억5000만원선이다. 누구를 사회적·경제적 약자로 판단해야 할지 애매하다.
B씨는 “세입자라고 다 약자가 아니고 다주택자라고 다 상위 1%급 부자가 아니다”라며 “집을 내놓아도 매매가 안되는 상황에서 가격은 하락하고 세금은 그대로 내야 하는 어쩔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는 다주택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너도 나도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외치면서도 다주택자의 순기능을 외면하는 처사에도 불만이다.
다주택자는 거주 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전세나 월세로 돌려 임대하는 민간 임대공급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 역시 민간 임대공급자 양성으로 전세난을 해결하고자 지난해 수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는 “정부와 정치권은 임대정책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고 요즘같이 전세난과 복지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상황에서는 시급한 실정”이라며 “공공의 힘만으로는 시장규모에 맞는 임대주택 공급이 어렵기 때문에 민간공급원인 매매시장을 소홀히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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