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정훈기자] 수도권 전세입주민들이 혹독한 한파 속에 때 아닌 '이사 전쟁'을 치르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의 전세값이 천정부지로 오른 상황에서 한겨울 2년 전세 만기를 맞은 세입자들의 보증금 인상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로 경기 부천 'P' 아파트에 살고 있는 김모(38)씨는 최근 대설·한파 주의보가 내린 가운데 같은 층 바로 앞집으로 원치 않는 이사를 해야 했다.
전세 보증금 5000만원을 올려 달라는 집주인의 요구에 부담을 느끼던 중 다행이 전셋값을 올리지 않은 이웃으로 이사를 가게 됐다. 그나마 집을 구한 김씨의 사정은 조금 낫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박모(45)씨의 경우 소형 주택 전세 물량이 없어 은행에서 2억원을 무리하게 대출받은 뒤 계획에 없던 중대형 평수로 옮겨갔다.
'한파속 전세 난민'이라는 말이 수도권 세입자들의 치를 떨게 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전세가격은 2.4%대 인상으로 안정세를 보였지만, 올들어 전세값이 갑자기 상승했다.
3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전세 재계약이 도래하는 전국 아파트를 대상으로 2년 전 평균 전세가격과 현재 전세가격을 비교한 결과 평균 전세가격이 1억3560만원에서 1억5608만원으로 올랐다.
수치로만 보면 전세 재계약을 위해 평균 2048만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는 2년 동안 정기적금을 매월 86만원 꼬박 저축해야 모을 수 있는 돈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3027만원, 경기 2302만원, 인천 713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방에서는 대구가 2723만원으로 서울에 이어 재계약 증가 비용이 높았고, 세종시는 평균 전세가격이 2년 전 7059만원에서 현재 9256만원으로 올랐다.
더욱이 1분기엔 전월세 계약이 만료되는 세입자가 35만906가구나 몰려있어 전세난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수도권 입주물량이 지난해 보다 20% 가량 줄어들고, 만성적인 전세물량 부족으로 올초 수도권 전세난이 더 심각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세입자들이 부담해야 할 증가 비용은 여전히 높은 만큼 정부가 제공하는 저리 대출 상품을 이용하거나 전세값이 저렴한 수도권 외곽지역 또는 새아파트 입주가 집중되는 택지지구 지역에서 저렴한 전세 매물을 공략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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