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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이오 30년)불모지에 틔운 '싹', 도약이 필요하다!
(기획)②한국바이오의 도전과 과제
2012-12-04 14:15:12 2012-12-04 14:17:11
[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바이오경제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IT, NT, ET, GT와의 기술 복합을 통해 생명과 건강 등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킬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이미 자리매김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2030년 IT혁명을 넘어서는 바이오경제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을 일찌감치 내놓았다. 2009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미래학회(World Future Society)에서는 인류의 경제활동 전반에 변화를 가져오는 차세대 범용기술로 바이오기술을 주목했고, 2018년에는 IT와 BT 두 기술이 경쟁단계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그리고 이미 정보기술경제를 대체할 바이오경제시대를 향한 각국의 준비 작업이 치열하게 불이 붙고 있다.
 
◇“2016년 세계 7위 강국으로!”
 
우리나라는 1994년부터 시작한 제1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을 2006년에 마무리 했다. 그간의 추진 성과를 보면 2006년 전후의 우리나라 생명공학산업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생명공학 투자부문에서는 13년간 정부투자가 총 4조3000억원으로 연평균 23%의 증가율을 보였고, 투자분야로는 보건의료(33.8%)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생명과학(29.9%)이다. 성격별로는 기초분야(43%), 응용(32%), 개발(25%) 순으로 상대적으로 기초분야가 많았다.
 
투자의 지속적 확대에 따라 가시적인 성과도 나왔다. 네이처, 사이언스, 셀 등 세계 유명 저널에 게재된 국내 논문 130건(1994~2005) 가운데 바이오관련 논문이 86건으로 약 66%를 차지했다. 그 숫자도 1994년에서 1997년까지 3년간 6건에 불과했으나 2002년부터 2005년까지 3년간은 55건으로 늘어나는 등 해가 갈수록 급증세를 보였다.
 
경제적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국산 바이오제품의 세계일류상품 수가 늘어나고 초기의 기능성 식품에서 의료용 진단 및 치료제품으로 발전했다. 1999년을 시작으로 2005년까지 총 12건의 신약 개발에 성공했고, 총 6건의 국내 개발 신약 후보물질들이 미국FDA 허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이다.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국내 임상시험도 크게 늘어나고 있어 국내 바이오 기술을 보는 해외의 인식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국내 바이오경제의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제2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을 수립, 생명공학분야에서 2016년 세계 7위 기술 강국으로 진입한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글로벌시장, 각축전 본격화
 
바이오산업의 파급효과는 나날이 켜지고 있다.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가 2001년부터 매년 발표하는 10년 이내 사회나 비즈니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10대 유망기술을 보면, 2000년대 초반은 IT기술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BT분야 기술이 대거 등장하면서 '바이오시대'의 개화를 예고했다.
 
바이오산업 시장 규모는 제약, 바이오를 중심으로 보면 2009년 8373억달러 규모에서 2020년 약 1조7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 세계적으로 의약, 바이오 장기, 바이오칩을 포함하는 세계 바이오산업은 연평균 13%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데, 2009년 기준으로 세계 생명공학 시장의 국가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미국이 57.9%, 유럽이 21.3% 아시아태평양 국가가 20.8%를 차지하고 있다.
 
2020년에 이르면 브라질,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러시아, 터키 등 국가의 경제가 크게 성장해 전 세계 바이오산업 시장의 약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으로 2011년부터 미국, 일본의 뒤를 이어 세계 3번째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제임스 그린우드 미국바이오산업협회장은 “한국 바이오산업은 1994~2007년 기간 동안 높은 성장률을 보였고, 이런 성장을 발판으로 미국 및 유럽 바이오기업들의 주요한 파트너로 자리매김 했다”며 “한국과 미국간 바이오분야에서 돈독한 관계가 이뤄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쟁력 갖춘 전문가 양성 시급"
 
세계 각국은 바이오산업의 R&D에 경쟁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산업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려는 국가 간 경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BT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과제들이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원천 기술과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기술개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R&D투자 효율성을 제고하고,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정부 R&D 시스템을 개선하고, 글로벌 네트워킹을 통한 글로벌 R&D시스템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개발의 성과확산을 위한 시스템 보완도 시급하다. 유망 바이오산업 R&D 실용화를 촉진하기 위한 지식재산권관리 및 기술이전 기구의 기능을 강화하고,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을 확보하기 위해 민간시장 중심의 기술개발 금융제도도 구축해야 한다.
 
또 산업화 촉진을 위한 인프라 확충 역시 중요한 과제로 지적된다. 세계적 수준의 비임상, 임상, 생산시설 등 실용화 인프라를 확충하고, 인허가 기관의 허가 및 심사 체계를 선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바이오 산업 관련 법제도 정비와 생명윤리 확립, 교육 등 사회적 수용성도 제고해야 한다.
 
특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력 양성이 절실하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전문인력 양성과 질적 수준 제고를 위해 범정부적 지원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 BT, IT, NT 등 첨단 기술과의 융합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력 양성 제도와 현장중심 기술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김원배 한국바이오협회 이사장은 “세계 시장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혁신 바이오 제품으로 선진국에 진입해야 하고, 가격 경쟁력으로 이머징 마켓을 확보하는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며 “하지만 연구 인력은 넘처나는데 생산현장 인력이 부족하는 문제가 있고, 이는 앞으로 풀어야할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30년 전 불모지에 바이오의 씨를 심고, 뿌리를 내리면서 바이오 선진국들과의 격차를 줄여왔다. 그간의 역량과 지혜, 열정을 결집하고 새로 다듬어, 세계를 리드하는 바이오 강국을 이룩하는데 전력을 다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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