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보험사 '신뢰' 무너뜨린 농작물 재해보험
정부 평균 손해율 180% 넘는 부분만 부담
보험사 손실 규모 커지고 농민 모럴 헤저드 양산
농민·보험사 "보상체계 개편 시급" 한 목소리
2012-11-13 14:59:07 2012-11-13 15:00:58
[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농작물 피해를 보상하는 농작물 재해보험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작물 재해보험의 보험금 산정(보상 단가) 기준이 매우 까다로워 실제 농민들의 피해규모에 못미치는 규모의 보험금이 지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국가가 책임지는 농작물보험 손해율이 180% 수준으로 높아 그 만큼 보험사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국가부담 손해율을 비롯해 보험사의 보험금 산정(보상 단가)을 둘러싼 보상체계 개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농작물 재해보험은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태풍·우박 등 자연재해로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자연재해가 있을 때 일정 손해율 이상 부분에 대해 정부가 재보험사 역할을 함으로써 민간 보험사들이 안정적으로 농작물재해보험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한 구조다.
 
 
그러나 농협이 올해 거둬들인 농작물 재배보험 보험료는 1323억원(추정)이지만 보험금으로 지급된 금액이 4603억원(추정)에 달해 손해율이 347.9%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농작물재보험의 경우 대상 품목별·사업별로 손해율 편차가 크지만, 손해율 180% 이상만 국가가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라 보험사(농협)의 부담이 상당한 수준이다.
 
농작물보험을 판매하는 NH농협손해보험은 평년 수확량 대비 손해액을 산출하고 있다. 또 처음 보험에 가입하는 농가에는 농촌진흥청에서 정한 과실수의 연생에 따른 표준 수확량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는 품목별·사업별 손해율을 적용하지 않고 평균 손해율이 180%가 넘는 부분만 부담하는 재보험 역할을 하고 있어 보험사의 손실 규모가 커지는 구조적 문제점을 갖고 있다"며 "보험사 측에서도 자연재해를 입은 농가의 피해를 적극적으로 보상해 주고 싶지만 이미 손실규모가 커 명확한 기준선 내에서만 보상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구조로는 농작물재해보험이 연착륙하기 어렵다"며 "정부에서 국가부담 손해율을 낮추고 시범사업은 국가가 부담하는 구조로 제도를 개선해야 보험사도 보상을 해줄 수 있는 여력이 생기고, 농민들도 안심하고 보험에 가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열약한 보상체계에 농작물 보험을 악용하는 농민들이 늘고 있다며 소비자 '모럴해저드'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의견도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은 농민들이 보험의 특성을 파악해 멀쩡한 농작물도 자연재해 피해로 위장시키는 사례가 상당히 많다"며 "지난 여름 태풍이 세 차례나 북상했을 때도 농민들은 농작물 피해 걱정은커녕 멀쩡하게 매달려 있는 사과·배 등의 열매도 일부러 떨어뜨려 보험금을 최대한 많이 챙기기에 분주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심한 경우 자연재해가 났을 때 그 피해처럼 보이게 하려고 다른지역에 가서 농작물을 싼값에 사들여 뿌려놓고 보험금을 챙기는 농민도 있을 정도"라며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은 보상기준이 현실과 괴리가 커 농민들의 불만이 많았는 데도, 이를 수용하지 않는 보험사와 정부의 탓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농민들은 농작물보험 보상체계 기준기준이 현실과 괴리가 크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농작물보험에 가입한 A씨는 "사과내 배 등의 농작물들은 자연재해 시 바닥에 떨어져 판매가 불가능한 농작물만 보상을 해주다보니 실제 피해규모와 괴리가 큰 것이 사실"이라면서 "한차례 태풍에 휩쓸린 열매가 단지 나무에 매달려 있다고 해서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과실 연수에 따른 표준수확량을 따지는 것도 문제라 농민들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고 토로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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