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에 휘둘리는 한국경제..저성장 기조 불가피
가계부채 사상최대치 경신..생계형 대출 많아 '심각'
부동산 침체·부채증가·소비둔화 '3중고'
2012-08-24 10:27:32 2012-08-24 10:28:27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가계부채 총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한국경제가 가계부채에 휘둘리고 있다.
 
경제연구원들도 증가율이 둔화됐다는 사실만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절대적인 총량이 위험한 수준이라며 한 목소리로 우려했다.
 
특히 가계부채 부담으로 소비가 살아나지 못할 경우 당분간 저성장 기조 탈피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 사상최대치 경신.."생계형 대출 늘어"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더한 가계신용 잔액은 922조원으로 전분기보다 10조9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1분기 주택경기 부진으로 3년만에 가계부채가 감소세로 전환했지만 한달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다만 가계부채의 전년동기대비 증감률은 5.6%로 지난해 3분기 이후 증가세 둔화가 지속됐다. 지난 2분기 9.1% 증가율을 기록한 이후 3분기 8.8%, 4분기 8.1%, 1분기 7.0%에 이어 5%대로 떨어졌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대출의 대부분이 주택담보대출인데 주택매매를 위한 용도가 아니라 생계형 대출이 많은 것이 문제"라며 "금리 낮은 주택담보로 대출을 받아 생활비를 하는 가계가 크게 늘었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설윤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증가율이 꺽인 것은 그나마 긍정적이지만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총량이 증가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까지 완화했기 때문에 가계대출이 쉽게 줄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가계 신용위험지수 치솟아..부채 양·질 모두 악화
 
향후 전망 역시 밝지 않다. 부채의 양적인 측면뿐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악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16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금융기관 대출행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 3분기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38로 치솟았다. 9년 만에 최고치다.
 
가계의 신용위험도가 이처럼 급등한 이유는 가계부채의 증가와 가계의 채무상환 능력 하락, 주택 가격 하락에 따른 대출의 담보력 저하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준협 연구위원은 "국내총생산(GDP)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 중장기적으로 위험한 수준인 데다 연체율이 높아지는 등 질적인 수준도 나빠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설윤 연구위원은 "최악의 경우는 부동산 시장이 계속 침체돼 담보가치는 떨어지고 채무상환이 연체 되는 것"이라며 "정부로서도 부동산 시장 활성화와 가계부채 축소를 두고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득 '늘고'·소비 '줄고'..저성장 지속
 
소득은 늘어남에도 소비가 줄고 있다는 점 역시 심각하다. 가계부채 증가가 계속되는 한 소비가 살아나기는 힘들다는 전망이다.
 
지난 17일 통계청의 '2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월평균 소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늘었고, 물가 상승률을 제외한 실질 소득은 3.7% 증가했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전년동기대비 3.6% 늘었고, 실질로는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평균 소비성향도 2.3%포인트 낮아져 5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준협 연구위원은 "실질 소득이 늘어나는데 소비는 바닥이라는 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며 "경기부진의 원인도 있겠지만 가계부채 부담이 가장 큰 요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하지만 가계부채는 빠른 시간 안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저성장 기조가 계속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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