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내달 말 시행이 예고된 공매도 포지션 보고 의무화에 대해 증권업계가 우려섞인 눈길을 보내고 있다.
당국이 건전한 시장질서 확립을 도입 목적으로 내세웠지만 아직 정확히 공매도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있지 않은데다 자칫 도입 원년을 맞이한 한국형 헤지펀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공매도 주식거래 내역 상세히 파악
지난달 27일 금융감독원은 오는 8월30일부터일 투자자가 발행주식의 0.01% 이상을 공매도할 경우 보유 포지션을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매도가 다양한 투자전략과 유동성 제고 등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증시에서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불공정 거래로 악용될 수 있는 점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개별 종목 발행주식 총수의 0.01 %이상을 공매도 포지션으로 갖고있는 투자자는 보고의무 발생일로부터 3영업일 이내에 얼마만큼의 주식을 공매도로 확보해 보유하고 있는지를 밝혀야 한다.
단순히 얼마를 공매도로 거래했는지를 보고했던 것에 비해 거래전·후의 보유분을 모두 파악할 수 있어 공매도를 통한 주식거래 내역을 좀더 정확히 알 수 있다.
업계는 아직 내달 5일까지의 예고기간을 통한 의견수렴과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금융위원회 의결 등이 남아있긴 하지만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의 주요 내용이기에 도입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 위축 우려도
하지만, 도입을 앞두고있는 금융투자업계의 반응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일단 업계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고제도를 통하면 누가 공매도에 나서는지에 대한 실체 확인이 가능해져 투자자들의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또, 전략적으로 노출을 꺼리는 일부 투자자들이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종목의 숏커버링에 나서는 경우 단기적으로 주식 성과가 좋아지고 전반적인 투자심리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공매도 보고제는 공매도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할 경우 신고를 하라는 것으로 공매도를 불건전하게 활용하는 일부 투자자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라며 "시장에서 장난치는 불건전 세력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제도로 인해 자칫 도입 초기인 한국형 헤지펀드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영준 현대증권 연구원은 "숏포지션 노출로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그에 따른 변동성 증가가 나타날 수 있다"며 "투자자는 숏스퀴즈 위험에 놓이게 되고 사용 전략이 노출돼 롱·숏 전략과 차익거래 전략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대부분이 롱숏전략인데, 포지션이 노출되면 숏 전략에 나서기 어려워지기때문에 그만큼 액티브한 전략 수행이 어렵다는 것이다.
때문에 장기적으로 전반적 거래량 감소가 유동성 공급 제한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 시스템부터 갖춰야
업계에서는 아직 의견수렴 등의 기간이 남아있지만 제도를 시행하기에는 시스템적인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직 공매도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명확한 사례가 없는 데다 공매도를 집계할 시스템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섯부른 규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공매도 여부는 투자자가 이를 신고할 경우에만 확인이 되기 때문에, 자진신고가 없을 때는 공매도 산정이 어렵다.
또,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을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대차주식을 감안하면 대차잔고를 전부 공매도 잔고로 파악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제도 시행에 앞서 공매도 진입과 청산을 모두 체크해 잔고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 사업을 추진하는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주문 시스템이 집계가 안되는 상황에서 알아서 신고하길 바라는 것은 제도 시행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며 "부득이하게 제도를 도입한다면 현재 확인되지않는 공매도 환매에 대한 점검과 통계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아직 보고를 하지 않은 경우 어떤 방식으로 제재할 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공매도 이슈에 대한 무조건적인 대응보다는 철저한 준비와 시장 적용을 통한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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