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기획)한국경제, 투자가 답이다!
①물적 토대 없는 성장의 한계
2012-06-25 16:05:53 2012-06-26 07:19:36
[뉴스토마토 김기성·황민규·양지윤기자] 한국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외눈박이에 절름발이라는 기형적 구조로 간신히 버티고 섰다”는 학계의 지적은 우리경제의 자화상에서 비롯됐다.
 
학계가 지적하듯 '내수'라는 한쪽 날개는 이미 꺾인 지 오래다.
 
가계부채 1000조원 시대. 빚에 허덕이면서 지갑은 자물쇠로 단단히 채워졌다.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랐지만 소득은 오히려 줄거나 제자리였다.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급증한 '하우스푸어'는 중산층 몰락의 상징이 됐다. 청년실업이 넘쳐나고 고용불안이 장기화되면서 사회는 '투쟁의 장'으로 변질됐다.
 
대기업은 본연의 역할은 뒷전에 둔 채 골목상권 구석구석까지 침투했다. 자본력을 앞세운 재벌그룹의 양적 팽창 앞에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설 자리를 잃었다. 성장과 분배의 이분법적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정부의 그릇된 시장 지상주의가 빚어낸 참극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당초 규제를 푸는 대신 낙수효과를 장담했지만 결국 그들만의 말잔치로 끝나고 말았다.
 
돌고 돌아야 하는 ‘돈’이 회전을 멈추면서 내수시장은 급격한 침체에 빠져들었다. 산업 기반의 정체 속에 서비스 업종만 무성해졌다. 간판은 늘었지만 찾는 발길은 뚝 끊겼다.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이젠 고용 없는 성장을 넘어, 물적 토대 없는 성장을 외쳐야 할 허구의 상황논리에 빠지고 말았다.
 
울림 없는 메아리는 국민적 분노로 이어졌다. 정치권은 뒤늦게 상생과 경제민주화를 기치로 내걸었지만 근본적 체질 개선에 대한 정책적 고민은 여전히 찾기 어려웠다. ‘볼사 파밀리아’(Bolsa Familia)와 ‘포미 제로’(Fome Zero)를 통해 최소 3600만명을 중산층에 편입시킨 브라질의 룰라가 오늘날 대안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내수라는 날개를 접고 수출에만 의존한 탓에 편중성은 날로 심화됐다. 일각에선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를 '한국경제의 산소 호흡기'에 빗대기까지 했다. 단 두 기업 실적에 웃고 울고, 금융시장까지 크게 출렁이는 비참한 현실에 대한 뼈아픈 지적이다. 거꾸로 말하면 '버팀목'이 무너지면 한국경제 자체가 무너진다는 살벌한 경고가 된다.
 
수출만을 중심으로 경제구조가 재편되면서 대외적 악재에 쉽사리 휘둘렸다. 악재를 완충해줄 내수가 무너진 탓에 충격파는 고스란히 경제 전반에 전달됐다. 그리스·스페인에서 촉발된 유럽의 재정위기, 중국을 비롯해 브라질·인도 등 세계경제를 견인했던 신흥국들의 성장 둔화, 미국의 헤어날 수 없는 장기침체, 일본의 스태그플레이션 등은 그야말로 우리경제에 직격탄이었다.
 
조선·철강·기계·석유화학·건설 등 산업계 전반이 어두운 터널 속에 갇혔다. 희망퇴직이란 이름하에 구조조정의 시퍼런 칼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그나마 희망이었던 전자와 자동차마저 급격한 수요 감소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외눈박이에 절름발이. 이젠 남은 눈마저 감고, 한쪽 다리마저 거둬들여야 할 막다른 궁지에 내몰렸다.
 
위기의 확산은 대안 마련에 대한 절박함으로 이어졌고, ‘투자’가 해법으로 제시됐다.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 곳간을 채워놓기 보다 과감한 선제적 투자로 세계시장을 선도할 기술 혁신에 치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었다.
 
다수의 경제전문가들은 한마디로 '위기는 곧 기회'라고 역설했다. 일본과 중국 사이에 갇혀있던, 이른바 샌드위치를 극복해낸 경험이 근거로 제시됐다.(②편 경제전문가 설문조사 참조)
 
투자는 기술 혁신, 신성장 동력 확보라는 기업의 숙원을 해결함과 동시에 사회적으로 고용 창출을 필연적으로 동반한다. 고용은 무너진 중산층의 복원, 소비의 진작, 내수 활성화라는 우리경제 선순환의 출발점이다. 물적 토대를 튼튼히 하며 체질 개선을 이룬 상황에서 성장은 쉽게 위축되지 않는다. 대외적 악재를 변수로 충당해낼 항체를 길러내는 것과 같다는 설명이다.
 
일순간에 허물어지는 모래성이 아닌 비바람에도 흔들림 없는 단단한 돌집. 우리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며, 그 첫걸음은 바로 투자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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